첫방 최고 7.1% 찍었는데…한 회 만에 3%대로 ‘주춤한’ 한국 드라마

2025-06-0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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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 최고 시청률 7.1% 기록한 MBC 새 금토드라마
2회 시청률 수도권 3.3%, 전국 3.2% 소폭 하락세

시작은 강렬했다. MBC 새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은 첫 방송에서 최고 시청률 7.1%를 기록하며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2회 시청률은 수도권 3.3%, 전국 3.2%로 소폭 하락했다. (닐슨코리아 기준)

MBC 새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3회 예고편 일부  / 유튜브 'MBCdrama'
MBC 새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3회 예고편 일부 / 유튜브 'MBCdrama'

다만 전체적인 하락 흐름 속에서도, 한 장면은 시청자들의 몰입을 끌어냈다. 무진이 민욱의 어머니에게 손하트를 건네는 장면은 순간 최고 시청률 5.9%를 기록하며 이날 방송의 ‘최고의 1분’으로 집계됐다.

눈물과 감동, 그리고 드라마의 핵심 메시지가 응축된 이 장면은 ‘노무사 노무진’이 단순한 장르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작품임을 보여줬다. 시청률은 주춤했지만, 감정의 집중도는 더 짙어졌다는 평가다.

‘노무사 노무진’은 귀신을 보는 노무사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유령들의 사연을 유쾌하고도 진지하게 풀어가는 코믹 판타지 활극이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리틀 포레스트’, ‘교섭’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한 드라마 연출작이며, 'D.P.'의 김보통 작가와 '아이 캔 스피크'의 유승희 작가가 공동 집필을 맡았다.

정경호가 맡은 주인공 ‘노무진’은 죽을 고비를 넘긴 후 유령이 보이기 시작한 인물로, 설인아(나희주 역), 차학연(고견우 역)과 함께 ‘무진스’라는 팀을 결성한다. 이들은 산업재해로 억울하게 사망한 유령의 원한을 풀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며, 통쾌한 정의 실현과 감동의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한다.

MBC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스틸 컷 / MBC
MBC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스틸 컷 / MBC

2회에서는 공장 실습 도중 사고로 사망한 고등학생 유령 이민욱의 사연이 중심이 됐다. 사고의 배경은 무책임한 현장 관리와 무마를 위한 합의, 그리고 침묵을 강요당한 외국인 노동자까지 얽힌 구조적 문제였다. ‘무진스’는 이를 파헤치기 위해 공장에 위장 취업을 감행하고, 숨겨진 진실과 조작된 산재 기록을 밝혀내며 깊은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사건 해결의 결정적 열쇠는 외국인 노동자 니말의 입을 통해 드러났다. 친구 민욱의 죽음을 목격하고도 말하지 못했던 니말은, 무진과의 연대 속에서 용기를 내어 모든 것을 고백한다. “내 친구는 살 수 있었는데, 저 사람들이 죽였다”는 대사는 극의 클라이맥스를 이끌며 시청자들의 감정을 폭발시켰다. 여기에 무진이 촬영한 영상으로 공장주의 산재 날짜 조작까지 밝혀내며, 현실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드라마적 기능도 제대로 수행했다.

감정의 여운은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민욱을 성불시키는 장면에서 무진은 생전 민욱이 했던 손하트 애교를 엄마에게 건네고, 민욱은 그 빛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남겨진 무진은 민욱의 엄마를 꼭 안아주며 말없이 위로한다. 이 장면은 단순한 에피소드 이상으로,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위안을 전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흥미로운 것은 드라마가 현실 문제를 다루되 지나치게 무겁지 않다는 점이다. 노동 문제, 산재, 외국인 노동자 차별 등 다층적인 사회 이슈를 다루면서도, ‘무진스’의 유쾌한 팀워크와 인간미 넘치는 대사들이 극의 밸런스를 유지해 준다. 2회 방송에서 보살(탕준상)과의 코믹한 대치, 끊어진 전깃줄에 맞는 엔딩 장면은 그 좋은 예다. “해방이다!”를 외친 직후 또다시 유령을 보게 되는 무진의 모습은 웃음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안기며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경쟁작들의 흐름도 흥미롭다. 같은 시간대 방영된 tvN ‘굿보이’는 1회 4.8%를 기록하며 무난하게 출발했고, 박보영 주연의 ‘미지의 서울’ 3회는 4.5%로 소폭 밀렸다. SBS ‘귀궁’은 14회 기준 9.5%를 기록하며 탄탄한 고정 시청층을 유지했고, KBS 2TV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는 35회에서 18.8%를 기록해 여전히 가족극 강자의 위상을 지켜냈다.

유튜브, MBCdrama

이 속에서 ‘노무사 노무진’은 2회에서 3.2%로 수치상 하락했지만, 완성도와 메시지 면에서는 가장 선명한 존재감을 보였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시청률을 떠나서 큰 의미가 있는 드라마”라는 시청자 반응이 인상 깊다. 이는 시청률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작품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갖춘 드라마의 저력이기도 하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 드라마는 교육용으로도 좋겠다”, “현실 노동문제를 판타지로 풀어낸 방식이 인상적이다”, “정경호 연기 진짜 잘한다”는 의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드라마의 의도와 정서, 그리고 연출의 결이 맞아떨어지며 호평이 이어지는 중이다.

배우들도 관전 포인트를 직접 밝혔다. 정경호는 “유령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과정에서 무진이 진짜 노무사로 성장한다”며, “매회가 하이라이트일 정도로 밀도 높은 이야기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설인아는 “사람 냄새나는 무진의 대사들에 귀 기울여 달라”고 말했고, 차학연은 “무진스의 케미와 팀워크에 주목해달라”며 극의 재미를 예고했다.

'노무사 노무진' 제작발표회 / MBC
'노무사 노무진' 제작발표회 / MBC

‘노무사 노무진’은 단순히 ‘보는 재미’를 넘어서 ‘함께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다. 판타지 장르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현실 문제와 인간에 대한 이해는 무척 구체적이다. 유령의 이야기를 통해 산 자의 사회를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꽤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3회부터는 보살과 무진의 관계, 그리고 본격적으로 이어질 더 강렬한 의뢰가 예고됐다. 드라마는 웃음과 눈물, 통쾌함과 여운을 교차시키며 ‘노무사 노무진’만의 색깔을 확고히 굳혀가는 중이다. 시청률 곡선은 잠시 주춤했지만, 이야기의 탄력은 오히려 더 강해지고 있다.

‘노무사 노무진’은 매주 금·토요일 밤 9시 50분 MBC에서 방송된다.

※ MBC 새 금토드라마 시청률 추이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1회(05.30) 4.1%

-2회(05.31) 3.2%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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