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여기서?...유명 관광지서 '떡하니' 포착된 멸종위기 동물
2025-06-0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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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관광지 한복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동물
몸길이는 약 70cm로 주로 바위가 많은 암벽 지대에 서식
강원 동해안의 한 절벽 암자에서 국내에서 보기 드문 멸종위기종 수리부엉이 가족이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사람이 오가는 유명 관광지 한복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대형 조류가 '떡하니'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생태계와 인간 활동의 공존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채널 '새덕후 Korean Birder'를 통해 공개됐다. 영상에는 “유명 관광지에서 떡하니 살고 있는 수리부엉이 새끼들”이라는 제목이 붙었으며, 유튜버는 "아마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수리부엉이 가족일 것"이라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촬영지는 동해안을 따라 자리한 한 고찰의 절벽 아래. 경내를 오가는 관광객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 유튜버는 “이 절에는 수리부엉이가 오래전부터 둥지를 틀고 살아왔다”고 소개하면서도, “법적 보호종이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행인은 수리부엉이 가족의 존재에 익숙한 듯 "작년엔 저 나무에 있었는데, 올해는 까마귀 때문에 바위 쪽으로 옮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지인과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수리부엉이의 존재가 꽤 알려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잠시 후, 유튜버는 낮잠을 자고 있는 어미 수리부엉이를 발견했고, 이어 둥지 안쪽에 있던 새끼들도 확인했다. 수리부엉이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과 위용에 감탄을 금치 못한 그는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자리를 잡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둥지는 경내 도로에서 일정 거리 떨어진 절벽 지형에 위치해 있으며, 일반 관람객이 직접 접근할 수 없는 구조다.

유튜버는 “이런 지형은 인간의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자연적인 포식자에게는 덜 노출될 수 있는 이상적인 번식지”라고 해석했다. 이어 “사람 많은 곳에 자리 잡은 야생동물은 보통 인간에 대한 경계심이 낮은 경우가 많다”며, “수리부엉이 가족은 이 절의 환경에 오랜 시간 적응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사람 많은 곳에서도 당당하게 자리 잡은 수리부엉이 가족! 새끼들도 너무 사랑스럽고 씩씩하네요.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너무 귀여운데 비행하면 또 참 아름답게 나는 이 경이로운 존재들...”, “앞으로 자연이 잘 보존되어서 저런 신비한 동물들을 오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귀한 천연기념물을 이렇게 보다니…신기하네요”, “새 중에 끝판왕 수리부엉이”, “영상으로 봐도 신기한데 가까이서 본 분들 다들 부럽네요~새끼들이 무사히 하늘의 제왕답게 튼튼히 잘 크길 바랄게요”, “사람 눈에 잘 띄는 곳이지만 안전한 곳에 둥지를 튼 수리 부엉이 새끼들이 잘 자라길 바라봅니다” 등 열띤 반응을 보였다.
수리부엉이는 대한민국에서 천연기념물 제324-2호로 지정된 보호종이자, 2012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분류된 조류다. 몸길이는 약 70cm로 칡부엉이보다 두 배가량 크며, 붉은 눈과 머리에 솟은 귀 모양 깃털이 특징이다. 진한 갈색 깃털에 검정색 세로 줄무늬가 있으며, 주로 바위가 많은 암벽 지대에 서식한다.

야행성인 수리부엉이는 해질 무렵부터 활동을 시작해 새벽까지 먹이를 사냥한다. 둥지는 바위 선반이나 절벽의 틈 같은 천연 지형을 이용하며, 알은 보통 2~3개 낳고 약 35일간 품는다. 새끼의 성장 기간 역시 35일로, 주로 산토끼, 꿩, 쥐 등을 먹이며 때로는 개구리, 곤충, 도마뱀까지 다양한 먹이를 섭취한다.
영상 속 수리부엉이 어미는 한동안 둥지에서 새끼를 돌보다가, 최근엔 새끼들이 자라면서 주간에는 자리를 비우고 저녁 무렵 돌아오는 것으로 보인다. 수컷은 다양한 먹이를 사냥해 어미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으며, 생태계 내에서 명확한 분업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절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신라시대 고승이 좌선하던 정자가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천연 요새 같은 공간이다. 바다와 바위, 암자와 숲이 어우러져 야생동물의 서식처로도 이상적이다. 수리부엉이가 사람 많은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번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이 같은 복합적 자연환경과 절의 지형적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리부엉이의 사례는 인간의 활동 반경과 자연 생태계가 충돌하는 대신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이러한 사례가 더 늘어나기 위해서는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보호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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