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미팅 날 옷에 음식물 튀었다면? "절대 문지르지 마세요"
2025-06-02 15:14
add remove print link
의외의 해결사, 주방 재료로 얼룩 지우기
옷 살리기, 5분이면 충분하다
옷에 갑작스레 얼룩이 묻거나 음식물이 튀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외출 전 고심 끝에 고른 하얀 블라우스나 고급스러운 울 코트를 입고 나섰는데 테이블 위 커피잔이 기울고 말았다. 혹은 맛있게 먹던 파스타의 소스가 살짝 튀었다. 이런 순간, 얼룩보다 마음이 더 얼룩지는 기분이다. 특히 밝은 색 옷이나 예민한 소재의 옷일수록 얼룩은 더욱 도드라지고 치우기도 까다롭다. 얼룩이 묻었다고 바로 드라이클리닝을 맡기기에는 시간도 비용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포기할 필요는 없다. 얼룩은 그 자리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먼저 기억해야 할 원칙은 얼룩 제거는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얼룩이 섬유 속으로 더 깊이 스며들고 고착된다. 일단 묻자마자 해야 할 행동은 얼룩을 문지르지 말고 가볍게 닦아내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룩이 묻자마자 휴지나 손수건으로 꾹꾹 누르거나 세게 문지르는데, 이때 섬유가 상하고 얼룩이 더 넓게 번질 수 있다. 특히 실크나 울처럼 예민한 소재는 절대 문지르면 안 된다.

커피나 간장처럼 액체가 묻었다면 깨끗한 마른 천이나 티슈로 톡톡 두드리듯 닦아낸다. 물티슈는 화학 성분이 섬유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물질이 굳기 전에 최대한 빨리 제거한 후, 그 자리에 미지근한 물을 적신 천으로 눌러 닦아주는 것이 좋다. 이때도 절대 문지르지 않고 톡톡 두드려서 흡수시킨다는 느낌으로 닦는다.
기름기 있는 음식이 튄 경우라면 처리가 좀 더 까다롭다. 피자나 삼겹살처럼 기름이 많은 음식이 튀면 그 자리에 주방용 키친타월이나 종이로 기름을 최대한 흡수시킨다. 그 후에는 베이킹소다를 얼룩 위에 뿌려 15분 정도 두면 기름을 흡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 다음 마른 브러시나 손으로 톡톡 털어낸다. 그 자리에 약간의 주방세제를 묻힌 젖은 천으로 다시 톡톡 두드리면 효과가 좋다.
케첩이나 고추장처럼 진한 색소가 있는 소스가 묻었을 때는 마른 수건으로 닦아내기보다 이물질을 먼저 숟가락이나 카드 모서리 등으로 살살 긁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 다음 물을 살짝 묻힌 수건으로 주변을 두드리면서 얼룩을 퍼지지 않게 닦아낸다. 물로 희석되지 않는 진한 소스는 얼룩 제거 전용 세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없다면 미온수에 중성세제를 희석해 그 자리에 천천히 바르며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와인이나 커피처럼 색소가 강한 음료가 흰 옷에 튀었을 경우는 더욱 민첩한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와인은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고착돼서 제거가 어렵다. 와인이 묻은 직후에는 즉시 소금이나 베이킹소다를 얼룩 위에 뿌려 색소를 흡수시킨다. 이때 물을 붓지 말고 마른 상태에서 10분 정도 두었다가 털어낸 후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타서 부드러운 천으로 두드리듯 닦아낸다. 커피도 비슷한 방법으로 대응하면 대부분의 얼룩은 지워진다.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처럼 당분이 많은 음식은 단순히 닦는다고 제거되지 않는다. 당 성분이 남으면 옷감이 눅눅해지고 세균 번식까지 우려된다. 이런 경우에는 찬물에 옷을 충분히 적신 다음 중성세제를 이용해 부드럽게 문질러야 한다. 특히 흰 옷이라면 마지막에 산소계 표백제를 사용하면 흔적 없이 지울 수 있다. 다만 염소계 표백제는 섬유 손상과 변색을 유발하므로 피해야 한다.
고급 소재의 옷은 더욱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울이나 캐시미어 같은 소재는 가정에서 세탁 시 수축이나 변형이 쉽게 일어난다. 이런 경우엔 얼룩 부위만 부분 세탁하는 방식이 좋다. 중성세제를 푼 미지근한 물에 부드러운 천을 적셔 가볍게 두드리고, 헹굴 때도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면 전체 세탁 없이도 얼룩 제거가 가능하다. 실크는 물에도 약하기 때문에, 얼룩이 심하다면 되도록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주의할 점은 열이다. 얼룩 제거가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림질을 하면 열로 인해 얼룩이 섬유에 고착된다. 따라서 얼룩을 지운 후에도 얼룩 부위가 완전히 말랐는지, 잔여 흔적이 없는지 확인한 후 다림질해야 한다.
결국 얼룩은 대처의 속도와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즉시 흡수하고, 문지르지 않고, 천천히 톡톡 두드려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드라이클리닝은 마지막 선택지로 남겨두자. 옷을 아끼는 방법은 꼭 비싼 세제를 쓰는 것만이 아니다. 일상의 재료와 간단한 습관만으로도 충분히 말끔하게 지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