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곧 치료" 암 재발 안되려면 규칙적인 운동 필수
2025-06-0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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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의 숨은 영웅, 운동의 놀라운 힘
생존율을 높이는 건강한 선택, 규칙적인 운동
“운동이 암보다 강하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게 됐다.
최근 발표된 국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기적인 운동은 암 환자의 재발 위험을 눈에 띄게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약물 치료만 받은 환자보다 운동을 병행한 환자들이 생존율 면에서도 훨씬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과 영국 등 6개국에서 889명의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대상자는 모두 표준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은 3기 대장암 환자였고, 이후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하는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3년간 꾸준히 실천했고, 다른 그룹은 건강한 생활 습관에 대한 안내 책자만 제공받았다.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들은 한 달에 두 번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시작했고, 이후 매달 한 번씩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며 총 3년 동안 주 3~4회, 1회 45~65분가량 걷기를 실천했다. 일부는 걷기 대신 카약이나 스키 같은 활동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이들이 실천한 운동은 특별히 고강도는 아니지만, 꾸준함과 일관성이 핵심이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연구 시작 후 5년이 지난 시점에서 운동 그룹의 암 재발 및 새로운 암 발생 위험은 책자 그룹보다 28% 낮았다. 8년이 지나자 사망 위험까지 37% 낮아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단순한 삶의 질 개선을 넘어, 실질적인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서 발표되었고,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도 실리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특히 ASCO의 최고의료책임자 줄리 그랄로우 박사는 “운동은 약보다 낫다”고 단언했다. 그는 “약물은 종종 독성이 강하고 가격도 비싸지만, 운동은 비용 부담 없이 더 큰 효과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캐나다 퀸즈대 크리스토퍼 부스 박사는 “수술과 항암 치료를 마친 고위험 대장암 환자의 30%는 결국 암이 재발한다”며 “이번 연구는 재발을 막기 위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트레이너를 포함한 운동 프로그램이 재발이나 새로운 암 발생을 줄이고, 기분을 개선하며, 생존률을 높이는 데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연구는 대장암 환자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전문가들은 그 효과가 다른 암종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약물 중심에서 생활습관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조짐이다.
운동은 면역력을 높이고 체력을 유지시켜주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를 줄이고 불안감을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암 치료 후 우울감이나 무기력을 겪는 환자들에게 운동은 약보다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회복법이 될 수 있다.
암 진단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소식이지만, 그 이후의 삶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약물 치료에만 의존하기보다, 걷기와 같은 꾸준한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돌보는 것이 암 재발을 막고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