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사퇴"…2일(오늘) 돌연 전해진 유명 야구감독 '거취' 소식

2025-06-0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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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

두산 베어스를 이끌던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를 선언하면서, 올 시즌 KBO 리그에 또 하나의 중대한 변화가 찾아왔다.

이승엽 감독. / 뉴스1
이승엽 감독. / 뉴스1

2일 두산 구단은 공식 발표를 통해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고 전하며 "감독의 책임감 있는 결단에 감사를 표하며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이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 감독의 사퇴는 다소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 두산의 극심한 부진과 맞물려, 내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시즌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팀은 23승 3무 32패로 리그 9위에 머물고 있으며, 상위권과의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지난 시즌 팀을 정규시즌 4위에 올려놓았지만,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에서 탈락한 이후부터 이 감독에 대한 비판이 점차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특히 감독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코치 경험 없이 곧장 감독직을 맡았다는 점은 야구계 안팎에서 지속적인 우려를 낳았다. 이런 배경 속에서 팀 성적이 떨어지자 경질론은 더욱 거세졌고, 결국 자진 사퇴로 결론이 났다.

2025 KBO 미디어데이에서의 이승엽 감독. / 뉴스1
2025 KBO 미디어데이에서의 이승엽 감독. / 뉴스1

이 감독은 전설적인 타자 출신으로, 야구계 전반에서 높은 신망을 받는 인물이다. 그러나 감독직은 실전과 전략, 선수단 리더십 등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다. 전문가들은 그의 리더십이 지나치게 부드럽고, 기존 두산의 강한 캐릭터 중심 문화와는 결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김태형, 김경문 등 과거 감독들과 비교해보면, 이 감독은 선수 주도의 유연한 운영을 지향했으나, 오히려 팀의 중심이 흔들렸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특히 마운드 운용에서의 약점은 꾸준히 도마에 올랐다. 투수 교체 타이밍이 늦다는 비판과 함께, 좌우놀이식 투수 교체가 반복되면서 '투마카세'라는 비아냥도 따라붙었다. 팬들의 불만은 경기력 부진과 함께 커졌고, 팀이 경기 후반에 약하다는 분석도 뒷받침됐다. 실제로 선취점을 내고도 역전패를 당한 경기가 8차례에 달하며, 선취점 실점 시 4승 1무 15패라는 데이터는 두산이 '지면 그대로 무너지는 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자진 사퇴 의사 밝힌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자진 사퇴 의사 밝힌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감독 리더십 문제 외에도, 전체적인 팀 구성의 헐거움도 문제로 지적됐다. 두산의 강점이던 수비와 타격의 안정감은 눈에 띄게 흔들렸고, 허경민과 김재환 등 팀 중심을 잡아주는 베테랑들의 부재는 팀 전체의 짜임새에 큰 타격을 줬다. 여기에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과 불펜진의 불안정이 겹쳐, 리그 하위권 탈출은 점점 더 요원해졌다.

두산은 조성환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오는 3일부터 기아와의 홈 3연전에 나선다. 단기적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감독 교체가 팀 전체의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두산의 이번 감독 교체는 단순한 전력 변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국민타자’라는 상징성과 함께 야구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됐던 이 감독의 도전은, 결과적으로 아쉬운 결말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결정은 단순한 실패라기보다, 지도자로서의 방향성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첫 이정표가 될 수도 있다.

이 감독의 사퇴는 현재 팀의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감 있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동시에, 리그 전반이 감독이라는 자리에 대해 얼마나 냉정하고 무거운 시선을 보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결국 야구는 결과로 말하는 스포츠이고, 프로팀 감독은 그 성적에 대해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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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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