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군인 4명 떠나보낸 해군 “신형 초계기 7월 도입”

2025-06-1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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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감시의 숨은 영웅들, 그들의 마지막 비행

해군 해상초계기(P-3CK) 추락 사고로 인한 대북 경계 약화 우려와 관련해 군 당국이 “대체 전력을 투입해 초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함정과 해상작전헬기 등을 활용해 공백을 메우고 있다”며 “해양경찰의 초계기 지원을 받는 동시에 정보를 공유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미군 초계기의 협조에 대해서도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해군이 도입 중인 신형 해상초계기 P-8 포세이돈도 다음 달 작전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했다.

1일 해군 해상초계기 917호기 추락 사고 순직자들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거행된 경북 포항 해군항공사령부 내 강당에서 장병들이 경례로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 뉴스1
1일 해군 해상초계기 917호기 추락 사고 순직자들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거행된 경북 포항 해군항공사령부 내 강당에서 장병들이 경례로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 뉴스1

초계기는 해군이 해상 작전에서 활용하는 특수 항공기로, 바다 위를 감시하고 정찰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주된 임무는 해상 감시 및 정찰, 대잠수함 작전, 대수상함 작전, 수색 및 구조 등으로 다양하다.

해상 감시 및 정찰은 초계기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초계기는 바다 위를 비행하며 의심스러운 선박이나 군사적 위협이 될 수 있는 함정, 잠수함의 활동을 감시하고 식별한다. 특히 수면 아래로 은밀히 움직이는 잠수함은 눈으로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초계기는 음파탐지기(소노부이)나 자기탐지 장비 등을 활용해 바다 밑에 숨어 있는 잠수함을 탐지한다. 필요한 경우 어뢰나 폭뢰 등을 사용해 격멸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또한 적의 수상함을 탐지하고 공격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일부 초계기는 함선 타격용 미사일이나 폭탄을 탑재해 대수상함 작전에 투입된다. 이 외에도 조난 신호가 포착되면 조난 선박이나 인명을 탐색하고 구조 작전을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실제로 해상에서 조난이나 실종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초계기는 작전뿐만 아니라 인도적 임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우리 해군이 주력으로 운용해 온 초계기에는 P-3CK가 있다. 이는 미국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P-3 오라이언을 국내 실정에 맞게 개량한 기종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실전 배치돼 왔다. 이 기종은 대잠 작전에 강력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 우리 해군의 해상 방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차세대 해상초계기인 P-8 포세이돈의 도입도 완료됐다. 이 기종은 보잉 737 여객기를 기반으로 제작된 최신 항공기로, 정밀 탐지 능력과 장거리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 운용 중이며, 우리나라도 올해 7월부터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지리적으로 해양 경계선이 복잡하고 주변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상존하는 한반도 상황에서 초계기는 해군의 ‘눈’과 같은 존재다. 잠수함 위협에 대비하고, 해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1일 해군 해상초계기 917호기 추락 사고 순직자들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거행된 경북 포항 해군항공사령부 내 강당에서 유가족들이 영현 운구를 앞두고 오열하고 있다. / 뉴스1
1일 해군 해상초계기 917호기 추락 사고 순직자들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거행된 경북 포항 해군항공사령부 내 강당에서 유가족들이 영현 운구를 앞두고 오열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9일 경북 포항 해군기지에서 초계기 관련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조종사 기량 향상을 위한 이착륙 훈련(Touch and Go)을 진행하던 P-3CK 초계기 1대가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자 4명 전원이 사망했다. 모두 20~30대였다.

고 박진우 중령(해사 68기, 이하 추서 진급된 계급), 부조종사 이태훈 소령(해사 73기), 전술사 윤동규 상사(부사관 260기), 전술사 강신원 상사(부사관 269기)는 유가족과 동료들의 눈물과 애도 속에 지난 1일 영원한 영면에 들었다.

해군은 현재 민·관·군이 참여하는 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장욱 해군 공보정훈실장은 “기체 잔해와 음성기록장치, 관제기록, 사고 영상, 정비 이력, 관계자 및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사고 당시 조종사 간 교신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음성기록장치(CVR)의 복구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해당 장치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핵심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고 박진우 중령, 이태훈 소령, 윤동규 상사, 강신원 상사 / 뉴스1
(왼쪽부터) 고 박진우 중령, 이태훈 소령, 윤동규 상사, 강신원 상사 / 뉴스1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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