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약 500마리 서식 추정…온몸이 오렌지색으로 화려한 '멸종위기' 동물 정체

2025-06-0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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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지 파괴되면서 개체 수 급격히 감소 중

경남 통영에 있는 한 폐광에서 붉은박쥐(황금박쥐) 서식지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경남 통영에 있는 한 폐광에서 붉은박쥐(황금박쥐) 서식지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붉은박쥐는 한국에서 황금박쥐로 불리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된 애기박쥐과에 속하는 중형 박쥐다. 화려한 오렌지색 털을 지닌 특징으로 인해 황금박쥐라는 별명이 붙었다.

붉은박쥐는 선명한 오렌지색 털과 날개막, 귀가 특징으로 귓바퀴와 날개막은 검은색을 띠며 뒷발은 작고 검다. 몸길이는 4.5~7.0cm, 날개 폭은 4.2~4.5cm다. 꼬리 길이는 4.3~5.2cm로 애기박쥐과 내에서 중형에 속한다. 양털 같은 털은 광택이 없고 주둥이는 좁고 길며 코는 외측으로 돌출해 있다.

붉은박쥐는 초음파를 이용해 방향을 탐지하며 주로 35~120kHz, 특히 45~60kHz 범위에서 강한 초음파를 발산해 곤충을 사냥한다. 주요 먹이는 모기, 나방, 하루살이 등으로 산림 지역에서 느린 속도로 비행하며 지면이나 식물에 붙은 곤충을 포획하거나 공중에서 사냥한다. 붉은박쥐는 곤충을 먹는 식충성 박쥐로 생태계에서 해충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명 황금박쥐로 불리는 붉은박쥐가 치악산국립공원 일대의 폐광에서 발견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뉴스1
일명 황금박쥐로 불리는 붉은박쥐가 치악산국립공원 일대의 폐광에서 발견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뉴스1

붉은박쥐는 주로 울창한 산림지대, 동굴, 폐광에서 서식하며 여름에는 나무 구멍이나 가지 아래를 은신처로 사용하고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습도가 높은 동굴이나 폐광 깊숙한 곳에서 동면한다. 동면 중에는 단독 또는 소규모로 모여 생활하며 6월 말에서 7월 초에 암컷은 1~2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임신한 암컷은 다른 암컷들과 일시적인 군집을 형성해 새끼를 공동 양육하며 가을이 되면 새끼들이 독립하면서 군집은 해체된다.

한국에서는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 붉은박쥐가 분포한다. 해외에서는 일본, 대만, 베트남, 라오스, 중국 등지에 서식한다. 그러나 산림 벌채, 임도 건설, 산악도로 개발, 자연동굴 및 폐광 입구 폐쇄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동굴 폐쇄 시 서식 환경이 악화되며 이는 붉은박쥐 동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충남 태안에서 발견된 붉은박쥐 모습. 붉은박쥐는 황금박쥐로도 불린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충남 태안에서 발견된 붉은박쥐 모습. 붉은박쥐는 황금박쥐로도 불린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붉은박쥐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으며 2005년 3월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는 취약종으로 분류돼 보전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붉은박쥐의 정확한 국내 개체 수는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붉은박쥐는 전국적으로 드물게 서식하며 충청도, 전라도, 경상북도 북부 지역, 제주도에서 약 500개체 정도로 적은 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박쥐의 보전을 위해서는 서식지 파괴를 최소화하고 산림과 동굴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경북문화관광공사와 팔공산국립공원 서부사무소는 2025년 MOU를 통해 붉은박쥐 서식지 보전, 환경정화 활동, 불법행위 단속 등을 협력하며 생태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지역 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붉은박쥐의 생태적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런 노력은 붉은박쥐뿐만 아니라 다른 멸종위기종의 생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붉은박쥐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붉은박쥐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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