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에 5만 원?...산에 널렸는데 말리면 ‘금값’ 되는 대반전 나물
2025-06-05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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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월 사이 짧은 기간 동안만 채취할 수 있는 산나물

봄철 흔한 고사리, 가공만 잘하면 건나물 ‘황금 재테크’
매년 봄이 되면 시골 마을 곳곳에서 허리를 굽힌 사람들이 산비탈을 오르내린다. 그들이 찾는 건 보석도, 약초도 아닌 나물.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 있는 채취 대상은 ‘고사리’다.
고사리는 봄철엔 흔하게 보이지만, 사실상 손이 많이 가는 귀한 식재료다. 생으로 먹기보다는 데쳐 말려 ‘건고사리’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건고사리가 나물 중에서도 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한철 채취, 연중 수요…건고사리 ‘금값’의 이유
고사리는 4월에서 5월 사이, 길어야 한 달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만 채취할 수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채취도, 먹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보관을 위해 데쳐 말려 두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어 수요는 꾸준하다.
실제로 시중에 유통되는 국산 건고사리의 가격은 1kg당 5만 원에서 많게는 18만 원까지 다양하다. 강원도, 제주 등지의 고품질 건고사리는 품귀 현상까지 겹쳐 고가에 거래된다. 반면 같은 시기 생고사리는 1kg에 1만 원 미만인 경우도 적지 않다. 말리는 수고와 가공 과정을 감안하더라도 가격 격차는 실로 크다.

고사리는 왜 말려야 하나
고사리는 수분이 많은 식물로, 생으로는 쉽게 상하기 때문에 유통이나 장기 보관이 어렵다. 데쳐 말려야 쓴맛과 독성을 제거할 수 있으며, 건고사리로 만들면 맛이 응축돼 향과 식감도 한층 깊어진다.
전통적으로는 삶은 후 이틀 이상 햇볕에 말리고, 손으로 비벼가며 부드럽게 가공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상품성이 생기고, 맛도 더 좋아진다. 최근엔 이를 소량 포장해 온라인 직거래나 로컬푸드 마켓에서 판매하는 농가도 늘고 있다.
어르신들의 ‘봄철 용돈 벌이’로도 인기
강원도나 경북 산골 마을에선 고사리 채취가 ‘봄철 부업’으로 통한다. 하루에 5~10kg 정도만 채취해도, 말린 후 건고사리로 유통하면 수익이 적지 않다. 특히 요즘엔 ‘국산 건나물’ 선호도가 높아져 수입산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유지된다.
게다가 건고사리는 조리 편의성과 보관성이 뛰어나 명절 선물세트, 반찬 가게, 친환경 식품 전문몰에서도 꾸준한 수요를 보인다. 잘만 가공하면 고사리 한 단이 마트에선 고급 나물로 ‘금값’ 취급받는다.

시세 알고 캔다면, 나물도 경제다
고사리 채취는 허가되지 않은 산림이나 국유림에서 무단 채취할 경우 불법이므로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또 일부 지역에선 품종 보호나 생태 보존을 이유로 채취 제한 구역이 있으니 사전 확인이 필수다.
봄철, 주변에 고사리가 있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자. 봄에 채취해 여름에 팔고, 가을에도 꺼내 먹을 수 있는 ‘현명한 나물 투자’가 될지도 모른다. 고사리는 단순한 제철 반찬이 아니라, 손맛과 시간으로 가치를 더한 진짜 ‘건강 자산’이다.
볶으면 깊은 맛…건고사리 나물 볶음 레시피
건고사리는 조리 전 충분히 불려야 한다. 찬물에 4~6시간 정도 담가두거나, 하룻밤 이상 불리는 것이 좋다. 급하게 조리할 경우 끓는 물에 5~10분 삶은 뒤 뚜껑을 덮고 1시간 정도 뜸을 들이면 된다. 충분히 불린 고사리는 여러 번 헹궈 누런 물기를 빼고, 먹기 좋은 길이로 잘라 준비한다.
불린 고사리는 중불에서 20~30분간 푹 삶는다. 이 과정에서 식감이 부드러워지고 쓴맛과 독성도 제거된다. 삶은 뒤에는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꾹 짠다.
달군 팬에 참기름 1큰술(또는 들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 1큰술을 먼저 볶아 향을 낸다. 마늘 향이 올라오면 고사리를 넣고 함께 볶는다. 국간장 1.5큰술로 간을 맞추고, 필요에 따라 물을 한두 스푼 넣어 촉촉하게 조리한다. 기호에 따라 들깨가루를 1큰술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하고, 마지막으로 참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냉장 보관해 두면 며칠간 든든한 밑반찬으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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