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랑 싸워도 이길 정도…최강 ‘생명력’ 자랑한다는 뜻밖의 나물

2025-06-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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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도 압도하는 무적의 나물?!

잡초랑 싸워도 이길 정도의 최강 생명력을 자랑하는 나물이 있다?!

수리취 나물 자료사진. / 유튜브 '용꿈꾸기 Dreaming of dragons'
수리취 나물 자료사진. / 유튜브 '용꿈꾸기 Dreaming of dragons'

바로 4~6월 전국 산과 들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리취’에 대한 이야기다. 수리취는 보기보다 훨씬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산나물로 손꼽힌다.

‘떡취’ ‘개취’ ‘산우방’ 등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리는 수리취는 오랜 세월 한국인의 밥상과 명절 음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왔다. 그런데 이 평범해 보이는 나물이 사실은 잡초를 압도하는 ‘생존왕’이라는 점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수리취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40cm에서 최대 1m가 넘게 자라는 키 큰 나물이다. 잎은 크고 단단하며 톱니 모양의 가장자리를 갖고 있고, 뒷면에는 솜털이 빽빽하게 덮여 있다. 8~9월에는 자주색 또는 연보라색 꽃을 피우며, 씨앗과 뿌리로 번식한다. 무엇보다도 수리취의 특징은 다양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는 점이다. 햇볕이 잘 드는 양지에서든 반그늘에서든, 산지든 평지든 가리지 않는다. 토양 역시 산성부터 중성까지 폭넓게 적응하며, 특별한 비료나 병해충 관리 없이도 왕성하게 자란다.

수리취 자료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수리취 자료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재배 측면에서도 수리취는 상당히 매력적인 작물이다. 생육 주기가 비교적 짧고, 초기에만 약간의 김매기와 비닐멀칭이 필요할 뿐, 2년차부터는 스스로 잡초보다 먼저 자라 풀을 눌러버린다. 실제로 수리취를 재배한 밭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잡초가 거의 보이지 않게 되며, 별도의 관리 없이도 수확이 가능해진다. 생육 속도도 빠른 편이라 포기나누기만 잘해줘도 번식력이 뛰어나고, 발아율도 높아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다.

그 생명력은 잡초 중에서도 번식력이 강한 것으로 악명 높은 쑥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쑥은 뿌리로 번식해 주변 작물을 빠르게 잠식하는 대표적인 강적이지만, 수리취 역시 뿌리로 번식하며 땅속으로 뻗어나간다. 게다가 햇빛을 차단할 정도로 성장해 주변 잡초의 생장을 억제하는 효과까지 보인다. 일부 농가는 이를 이용해 유기농 방식의 피복 효과를 노리고 수리취를 재배하기도 한다.

자료사진. 수리취 나물.   / 유튜브 'e신선농장(홍천)'
자료사진. 수리취 나물. / 유튜브 'e신선농장(홍천)'

식용 나물로서의 활용도도 높다. 어린잎은 데쳐서 나물로 무치거나 쌈으로 먹을 수 있으며, 삶아 말려 묵나물로 보관해두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수리취떡은 단오에 즐겨 먹는 전통 음식으로 유명한데, 쫄깃한 떡과 향긋한 수리취 잎의 조화가 일품이다. 또 수리취에는 칼슘, 칼륨, 철분 등 미네랄과 베타카로틴, 비타민,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서의 가치도 높다. 항염, 항산화, 진정, 이뇨 등 다양한 약리적 효능이 전통적으로 전해져 내려온다.

관리의 편리함도 수리취의 장점 중 하나다. 특별한 병충해가 거의 없고, 성장기에는 수분만 충분히 공급하면 무리 없이 잘 자란다. 토양 조건도 크게 까다롭지 않아 텃밭이나 화분 등에서 도시농업용으로도 적합하다. 과습만 피하면 겨울에도 잘 버티며, 다음 해에도 자연스럽게 재생된다.

이처럼 수리취는 이름만 들으면 평범한 산나물 같지만, 실상은 잡초와 겨뤄도 밀리지 않는 강력한 생명력과 번식력을 지닌 식물이다. 전통음식, 건강식, 간편한 재배까지 세 박자를 모두 갖춘 이 나물은 지금도 전국 산지에서 조용히 자신의 생존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별한 기술이나 농약 없이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수리취는 자연농법의 이상과도 잘 맞는 나물로 손꼽히고 있다. 봄철 산나물로만 알고 있던 수리취가 ‘잡초를 이기는 나물’이라는 타이틀로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다.

유튜브, 백우산산나물TV (a nature farmer)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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