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이강인에 묻혔다”…2관왕 휩쓸고 깜짝 고백한 '한국 축구 국대'
2025-06-0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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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유럽 생활 시작한 홍명보호 주전 풀백 선수
2024~25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6골 8도움 올린 에이스
세르비아 무대에서 더블(리그·컵 동시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고 돌아온 설영우(즈베즈다)가 국가대표팀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향해 농담 섞인 고백을 남겼다. 유럽 무대에서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그였지만, 두 슈퍼스타의 우승 앞에 본인의 2관왕은 조용히 묻혔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오는 6일 오전 3시 15분(한국시간)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와 맞붙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9차전을 앞두고, 설영우는 팀 분위기와 자신의 근황을 전하며 “(손) 흥민이 형, (이) 강인이가 워낙 큰 대회에서 우승해서 내 우승이 묻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의 말대로 이강인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손흥민은 UEFA 유로파리그(UEL) 트로피를 각각 들어 올리며 한국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유럽 클럽 대항전 최고 권위 대회 두 곳 모두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영우 역시 세르비아 1부리그와 세르비아컵을 모두 제패하며 두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는 덜했다.
하지만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 설영우는 지난 시즌 즈베즈다 유니폼을 입고 유럽 무대 데뷔 첫해에 리그 6골 5도움, 공식 대회 전체 6골 8도움이라는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K리그 시절이던 2023년에 기록한 3골 4도움을 훌쩍 넘긴 수치다.

그는 “K리그 때보다 공격 포인트를 많이 했다”면서도 “대표팀에서 도움은 있는데 득점은 없다. 결과가 우선이지만 내가 골 넣고 이기면 굉장히 좋을 것”이라고 소박하면서도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표팀은 현재 2026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B조 1위(승점 16·4승 4무)를 달리고 있다. 요르단(승점 13), 이라크(승점 12)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가운데, 이번 이라크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한다.
설영우는 “월드컵 본선 확정 여부에 대한 기대가 많은 걸 안다. 결과를 내야 할 때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엄청 습하고 더웠다. 모든 선수에게 쉽지 않은 환경이고 컨디션도 다 다르지만,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하겠다”고 현지 적응 상황도 전했다.
이라크 바스라는 낮 최고 45도, 저녁에도 35도에 달하는 폭염 지역이다. 경기 당일에도 더위가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대표팀 소집에는 유럽 각지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지만, 유독 ‘우승자’들이 눈에 띄는 점이 흥미롭다. 손흥민과 이강인을 비롯해 설영우까지, 각기 다른 무대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경험을 갖고 소집된 이들은 이번 월드컵 예선 통과는 물론, 아시안컵과 본선 경쟁력을 위한 ‘우승 DNA’의 근간이 될 수 있다.

설영우는 “이번에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유독 우승을 많이 했다”며 “흥민이 형, 강인이가 너무 큰 대회에서 우승해서 묻혔다”고 다시 한번 웃으며 말한 뒤,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느꼈고 나중에 더 좋은 리그,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그는 본인의 성장 배경에 대해서도 “실력이 월등히 늘었다기보다는 좋은 선수들과 많이 부딪치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며 “좋은 형들이 많기에 하던 역할만 하면 된다”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한편, 대한민국은 이번 이라크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을 확정 지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 축구는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시작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운다. 통산으로는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해 12번째 본선 무대다.
반면, 이라크에 패한 뒤 오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최종전에서 또다시 패할 경우, 4차 예선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현재 FIFA 랭킹은 한국이 23위, 이라크는 59위. 역대 전적도 한국이 10승 12무 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이번 9차전은 물론, 10차전 경기까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전 경기를 실시간 중계할 예정이다.
11회 연속, 그리고 통산 12번째 월드컵 진출을 앞둔 한국 축구 대표팀. 설영우는 이 흐름 속에, 세르비아의 더블 트로피를 넘어 한국 축구의 미래로 조용히 이름을 새기고 있다.
◇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9·10차전 축구대표팀 명단(26명)
▲ 골키퍼(GK) = 조현우(울산) 김동헌(김천) 이창근(대전)
▲ 수비수(DF) = 조유민(샤르자) 권경원(코르파칸) 이한범(미트윌란) 김주성 최준(이상 서울) 박승욱 조현택(이상 김천) 설영우(즈베즈다) 이태석(포항)
▲ 미드필더(MF) =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박용우(알아인) 원두재(코르파칸) 황희찬(울버햄프턴) 양현준(셀틱) 전진우 박진섭 김진규(이상 전북) 문선민(서울)
▲ 공격수(FW) = 오현규(헹크) 오세훈(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