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00마리도 안돼...트럼프가 '한 쌍' 받고 크게 기뻐한 '이 동물'
2025-06-0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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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200마리도 남지 않은 멸종위기 동물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목록 중 가장 심각한 ‘위급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중동 순방 도중, 전 세계에 200마리도 남지 않은 멸종위기 동물 한 쌍을 미국에 데려오는 특별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이 동물은 바로 ‘아라비아 표범(Panthera pardus nimr)’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하고 위태로운 대형 포식자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문화기관인 스미소니언 협회가 추진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지 중 하나였던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성사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멸종위기종 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아라비아 표범 한 쌍을 미국 국립동물원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정식 이전까지는 적절한 서식지 조성과 건강 상태 점검 등 준비가 필요하나, 트럼프의 임기 내 미국 정착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아라비아 표범은 지구에 살아있는 개체 수가 200마리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야생에서 서식 중인 표범은 불과 약 120마리로 추정되며, 대부분은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예멘, 이스라엘 등지의 험준한 산악 지대에 제한적으로 존재한다. 나머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주도의 보존 사육 프로그램을 통해 보호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표범 수용 결정에 대해 큰 관심과 기쁨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순방에 동행했던 브랜디 스미스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표범은 얼마나 크나’, ‘무엇을 먹나’, ‘얼마나 위험하나’ 등 여러 질문을 쏟아내며 특히 이 동물의 성격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평소 생태계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온 트럼프는, 이 극도로 희귀한 고양잇과 동물을 미국에 들이게 된 것에 대해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비아 표범은 표범의 아종 중에서도 가장 작고, 모피 무늬가 특히 아름다워 ‘가장 매혹적인 표범’ 중 하나로 불린다. 몸길이는 약 160~190cm에 달하며, 옅은 금색 또는 노란색 털에 뚜렷한 반점 무늬가 특징이다. 산악 지형을 중심으로 사슴, 산양, 멧돼지 등을 사냥하며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이 아종은 아프리카표범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깝다.
하지만 현재 이들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목록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등급인 ‘위급종(CR, Critically Endangered)’으로 분류돼 있다. 이는 ‘취약(VU)’이나 ‘위기(EN)’보다 높은 멸종 위험 단계이며, 개체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면 ‘야생 멸종(Extinct in the Wild)’ 단계를 거쳐 결국 지구상에서 완전한 멸종(Extinct)에 이를 수 있다.
아라비아 표범 보존을 위한 국제적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왕립알울라위원회(RCU)는 2022년부터 ‘아라비아 표범의 날’을 자체 지정해 보존 메시지를 전파해 왔으며, 이에 유엔 총회도 2023년 6월 만장일치로 2월 10일을 ‘국제 아라비아 표범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스티븐 브라운 RCU 자연유산 담당 부위원장은 “이날은 아라비아 표범과 그 서식지의 보존 중요성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기회”라고 밝혔다.
RCU는 보존 사육 프로그램을 통해 개체 수를 서서히 늘려가는 데도 성공했다. 2023년에는 사육 중이던 아라비아 표범이 7마리의 건강한 새끼를 출산했으며, 이는 유전적 다양성과 장기적 복원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트럼프 정부의 아라비아 표범 수용이 단순한 동물 교환을 넘어 국제적 보존 협력의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NYT는 “이번 수용은 1972년 마오쩌둥 주석이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에게 자이언트 판다 두 마리를 선물한 이래, 가장 주목받는 상징적 동물 외교 사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크게 기뻐한 ‘이 동물’은 단순히 보기 드문 야생동물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함께 보존해야 할 지구 생물 다양성의 최전선에 서 있는 존재다. 이들의 미국행은 단순한 뉴스 이상의 의미를 던진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소중한 생명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안전하게 적응하고 다시 번식의 희망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