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임신중독증'…손발 붓고 시야 흐려져
2025-06-0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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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의 숨겨진 위험, 전자간증의 모든 것
임신 중독증, 정식 명칭으로는 '전자간증'은 임신 중 나타나는 고혈압성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임신 20주 이후에 발생하며, 고혈압과 단백뇨(소변에서 단백질이 검출됨)를 주요 증상으로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태아와 산모 모두에게 위협이 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자간증은 전체 임신의 약 5~8%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초기에는 단순한 임신 상으로 오해할 수 있다. 실제로 손이나 얼굴이 붓고, 체중이 급격히 늘어나며, 머리가 아프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일반적인 임신 후기에 나타나는 변화와 비슷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 중독증은 왜 생기는 걸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여러 연구에 따르면, 태반의 혈류가 원활하지 않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된다. 면역학적 요인, 유전적 요인, 혈관 손상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첫 임신, 다태아 임신, 고령 임신(35세 이상), 비만, 고혈압이나 당뇨병 병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
진단은 혈압과 소변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 그리고 24시간 동안 배출된 소변에서 단백질이 0.3g 이상 검출되면 전자간증을 의심한다. 최근에는 단백뇨 없이도 혈소판 감소, 간기능 이상, 신장 기능 저하, 폐부종, 시각 또는 뇌 기능 이상이 동반되면 진단할 수 있다.
전자간증이 심해지면 '자간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자간증은 전자간증에 경련이 더해진 상태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이 경우 응급 분만이 필요할 수 있으며,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심각한 합병증은 'HELLP 증후군'이다. 이는 간기능 이상과 혈소판 감소, 적혈구 파괴를 동반하는 중증 질환으로, 산모의 간 출혈과 신부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전자간증은 태아에게도 영향을 준다. 자궁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 태아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높아지고, 조산의 가능성도 증가한다. 태반 조기 박리처럼 태반이 출산 전 미리 떨어지는 위험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치료의 핵심은 질환의 조기 발견과 관리다. 가벼운 전자간증이라면 정기적인 검진과 안정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혈압이 높을 경우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분만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임신 37주 이후에는 분만을 고려하게 된다. 그러나 상태가 심각할 경우,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조기 분만이 필요할 수 있다.
임신 중독증을 예방하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없지만,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산모는 임신 전과 초기부터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체중을 적절히 유지하고, 혈압과 혈당을 꾸준히 체크하며, 엽산과 칼슘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정기적인 산전 검진을 통해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모의 건강은 곧 태아의 건강으로 이어진다. 임신 중에는 작은 증상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전자간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방치하면 산모와 아기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이다. 임신 기간 동안 자신의 몸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이상이 느껴진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