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인데 안 먹으면 섭섭한 수박, 씨는 꼭 뱉어야 할까요?
2025-06-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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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씨를 안전하게 구분하는 방법
수박씨를 비롯한 과일씨, 먹어도 될까?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은 시원하고 달콤한 맛 덕분에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하지만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씹히는 까만 씨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예전부터 수박씨를 삼키면 배 속에서 싹이 튼다는 이야기가 떠돌며 어린이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 과연 수박씨는 정말 먹어도 되는 걸까?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수박씨는 먹어도 된다. 오히려 적절히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식품이다. 수박씨는 식이섬유,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마그네슘, 철분, 아연 등의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견과류와 유사한 영양 성분을 지닌다. 특히 마그네슘과 아연은 면역력 유지와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미네랄로, 평소에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이기도 하다.

또한 수박씨에는 리놀레산 등 오메가-6 계열의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되어 있으며, 항산화 작용을 돕는 토코페롤 성분도 일부 포함되어 있어 세포 손상을 줄이고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단, 이 같은 이점은 일반적으로 ‘볶은 수박씨’일 때 더 확실하다. 생수박씨는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대부분의 영양소가 체내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수박씨를 말려서 볶은 후 간식처럼 섭취하는 문화도 있다. 고소한 맛과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며, 소금을 약간 뿌려 견과류처럼 즐기기도 한다.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채식주의자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적절한 간식이 될 수 있다.
수박씨를 먹는 데에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양’과 ‘가공 방법’이다. 생수박씨를 그냥 씹지 않고 삼키는 것은 별다른 위험은 없지만,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이나 어린아이의 경우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대량으로 섭취할 경우 장폐색 등의 위험도 생길 수 있어 적정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날것 그대로가 아닌, 꼭 깨끗하게 씻고 말리거나 볶아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박씨 외에도 먹어도 안전하거나,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과일씨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포도씨다. 포도씨에는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해 항산화 작용을 돕고, 피부 노화나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포도씨 추출물은 건강기능식품으로 활용될 정도로 그 효능이 인정받고 있다. 다만 생포도씨를 그대로 먹었을 경우, 소화 흡수는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석류씨도 먹을 수 있다. 석류를 먹다 보면 입안에 남는 단단한 씨가 있는데, 이 씨에는 식이섬유와 칼륨,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다. 껍질처럼 뱉어내지 않고 통째로 씹어 먹거나, 즙을 낸 후 남은 찌꺼기를 갈아 스무디나 요거트에 넣어 섭취하기도 한다.
키위의 작은 씨앗도 먹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오히려 키위 특유의 섬유질과 씨의 알갱이가 장 운동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다이어트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모든 과일씨가 안전한 것은 아니다. 먹으면 위험한 씨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복숭아, 자두, 살구, 체리 같은 핵과류의 씨다. 이들 씨앗 안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는데, 체내에서 시안화수소(청산)로 전환되며 중독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소량 섭취로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잘못 삼키거나 깨물어 먹는 경우에는 메스꺼움, 어지러움, 호흡곤란 등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이나 노약자는 이 씨앗을 먹지 않도록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과씨와 배씨도 주의 대상이다. 이들 씨앗에도 아미그달린이 포함되어 있어 다량 섭취하면 독성을 띨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과를 먹다가 씨 하나를 삼켰다고 해서 문제될 일은 없지만, 건강식이라고 생각해 씨앗을 갈아먹거나 즙을 낼 경우 다량 섭취로 이어질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