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향기' 나는 민망한 꽃... 알고 보니 실제로 정력 강화 효능 있었다

2025-06-15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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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까지 인정한 이 꽃의 놀라운 효능

6월이면 산과 들이 하얀 솜털로 뒤덮인다. 밤꽃이 만개하는 시기라서다. 독특한 향기로 사람들의 코끝을 자극한다. 때로는 민망한 농담의 소재가 되기도 하는 밤꽃의 깊은 풍미와 효능에 대해 알아봤다.

밤꽃 / 연합뉴스
밤꽃 / 연합뉴스

밤나무는 참나무과에 속한다. 한국 전역의 산지와 산비탈에서 자생하거나 재배된다. 줄기껍질은 어두운 갈색이다. 세로로 깊게 갈라진다. 가지를 많이 치며, 잎은 긴 타원형이다. 잎 앞면은 광택이 난다. 가장자리에는 초록색 가시톱니가 있다. 밤꽃은 6월에 핀다. 기다란 솜털 모양으로 하얗게 핀다. 독특한 향기를 뿜는다. 열매는 9월에서 10월에 익는다. 겉껍질에는 고슴도치를 연상하게 하는 길쭉한 가시가 나 있다. 익으면 껍질이 벗겨진다. 안에는 1~3개의 밤이 들어 있다.

밤꽃 / 연합뉴스
밤꽃 / 연합뉴스

밤나무에는 재래종과 재배종이 있다. 재래종은 열매가 작다. 하지만 맛은 달고 구수하다. 껍질이 쉽게 벗겨진다. 재배종은 열매가 크다. 이름의 유래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다만 고대 한국어에서 열매나 씨앗을 뜻하는 말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율자, 줄기껍질을 율수피, 열매껍질을 율각이라 부른다. 밤나무의 각 부분이 약용으로 쓰였음을 보여준다.

열매와 껍질뿐만 아니라 밤꽃도 식용할 수 있다. 독특한 향과 약간의 쓴맛이 특징이다. 주로 차, 발효액, 술로 가공된다. 밤꽃 차를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꽃을 물에 살짝 씻는다. 물기를 뺀다. 잘게 자른다. 약한 불에 팬에서 덖는다. 가루가 떨어져도 괜찮다. 덖은 꽃을 잘 보관해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신다. 맛은 씁쓸하면서도 은은한 꽃향이 난다.

발효액으로 즐길 수도 있다. 밤꽃을 준비한다. 물과 설탕을 1:1로 섞는다. 밤꽃을 넣고 버무린다. 3~6개월 숙성해 건더기를 걸러낸 뒤 1년 정도 더 숙성한다. 완성된 발효액은 약간 달콤하고 깊은 향이 있다. 밤꽃 술도 비슷한 과정으로 만든다. 밤꽃과 술을 1:1로 섞는다. 3개월 숙성해 건더기를 걸러낸 뒤 6개월 더 숙성한다. 완성된 술은 부드럽고 향기롭다. 쓴맛과 꽃향기가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낸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밤 열매도 요리에 자주 쓰인다. 껍질을 벗겨 날로 먹는다. 대중적으론 삶거나 구워 먹는다. 갈아서 죽을 쑬 수도 있다. 밥, 떡, 약밥, 찜에 재료로 넣기도 한다. 말려서 간식으로 먹는다.

밤을 고를 때는 둥근 면이 작고 알이 꽉 찬 것을 선택한다. 보관은 신경 써야 한다. 그대로 두면 벌레가 생긴다. 소금물에 하루 담근다. 냉장고에 넣는다. 이렇게 하면 오래 먹을 수 있다.

밤꽃은 정력을 북돋는 데 탁월하다. 핵심은 향기 성분인 스퍼미딘과 스퍼민이다. 이들 성분은 동물 정액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름은 정자를 뜻하는 ‘스펌’에서 왔다. 밤꽃에서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밤꽃 향기에 왜 이들 물질이 포함돼 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특유의 향 때문에 조선 시대엔 밤꽃 필 무렵이면 부녀자들이 바깥출입을 삼가고 수절 과부들이 잠을 설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들 이야기가 단순한 전설로만 치부되진 않는다. 현대 과학이 밤꽃의 효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스퍼미딘은 면역세포 수명을 늘린다. 심혈관 건강을 돕는다. 심장 기대증을 줄인다. 심장을 보호한다. 혈압을 안정적으로 낮춘다. 유럽과 미국 과학자들의 이 같은 연구 결과가 과학지 네이처 메디신에 실렸다.

밤꽃 / 연합뉴스
밤꽃 / 연합뉴스

밤꽃은 항산화와 항균 효과도 뛰어나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해 위염과 위궤양에 좋다. 가래를 줄이고 기관지 천식에도 효과적이다. 임산부 입덧을 완화하기도 한다. 항산화 성분이 활성산소를 제거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한다. 당뇨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불안감과 우울증을 완화한다. 신장 질환과 소화기 질환에 좋다. 기침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설사를 멎게 한다. 만성 구토와 허리 통증에도 이롭다. 골절 통증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한방에서는 밤꽃을 유라고 부른다. 쓰고 떫은 맛이 있다. 약간 따뜻한 성질이다. 독성은 없다. 위와 비장을 튼튼히 하고 신장을 보한다. 무좀 치료에도 특효를 발휘한다. 밤꽃을 진하게 달여 발을 20~30분 담근다. 5일 정도 반복하면 무좀이 호전된다. 밤꽃 꿀도 귀하다. 특유의 향 때문에 꿀벌은 밤꽃을 피한다. 그래서 생산량이 적다. 맛은 씁쓸하지만 위와 간에 좋고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밤꽃 효능 / '텃밭친구'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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