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이시바 일본 총리와 첫 통화…25분간 나눈 대화 내용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첫 전화 통화에 나섰다. 지난 4일 취임한 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외국 정상과 나눈 두 번째 통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양 정상은 약 25분간 진행된 이번 통화에서 한일 관계 발전과 한미일 3국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통화에서 "오늘날의 전략적 환경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한·일 양국이 상호 국익의 관점에서 미래의 도전 과제에 같이 대응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한일 관계의 미래 비전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논의를 벌였다. 강 대변인은 "양 정상은 상호 존중과 신뢰, 책임있는 자세를 바탕으로 보다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 관계를 만들어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해라는 점에서 양국 관계의 상징적 의미가 더욱 부각됐다. 강 대변인은 "특히,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올해, 양국 국민 간의 활발한 교류 흐름에 주목하면서 당국 간 의사소통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3국 협력 체제에 대한 논의도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 강 대변인은 "양 정상은 그간 한·미·일 협력의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도 한·미·일 협력의 틀 안에서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더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도 이번 통화를 주목하며 상세히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양국 정상이 한·미·일 3국 간의 외교 및 안보 분야 연계의 필요성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TBS뉴스는 이시바 총리가 통화에서 "이 대통령과 한일, 한미일 협력을 활성화하고 싶다"는 의향을 표명했다고 전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양 정상은 향후 직접 만남을 통한 심화 논의에도 합의했다. 강 대변인은 "향후 직접 만나 한·일 관계 발전을 비롯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미 이 대통령의 취임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한국 민주주의의 결과이며 한국 국민의 선택에 경의를 표하고 당선과 취임을 축하드린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이재명 정권 출범에 따른 정상 외교 재개에 대해서도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가 구성돼 기능할 수 있게 되면 한·일 정상회담을 가능한 조속히 하는 것이 좋다"고 언급하며 빠른 대면 회담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시바 총리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의 의미를 특별히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60주년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한일 및 한미일 협력을 활성화하고 싶다. 이것이 (국교 정상화) 60주년의 큰 의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협력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시바 총리는 과거부터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해 12월 한국의 정치적 혼란 상황에서도 "현 전략 환경하에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일관된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