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에만 서식하는 '희귀 게'... 안 유명해서 헐값에 파는데 맛은 대박

2025-06-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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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덜룩한 갑각 무늬가 호랑이 연상케 해

범게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범게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한국의 바다를 대표하는 게 3대장이 있다. 꽃게, 대게, 홍게.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해산물의 아이콘이다. 진한 풍미와 다채로운 요리로 사랑받는 이들 게는 식탁의 단골손님이다. 게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범게는 낯설다. 호랑이 눈 같은 무늬와 단단한 갑각을 자랑하는 범게는 흔히 알려진 게들과는 다른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범게에 대해 알아봤다.

범게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범게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범게는 범게과에 속한 독특한 게다. 유생의 형태가 다른 게들과 달라 별도의 상과와 속으로 분류한다. 갑각 너비는 약 10cm. 수컷이 암컷보다 크다. 갑각은 둥글고 볼록하다. 표면에는 자잘한 돌기와 W 모양의 큰 돌기 7개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아가미 구역 양쪽에 호랑이 눈을 닮은 큰 반점이 한 쌍 있어 ‘호랑이 게’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이 반점과 남보라색 얼룩덜룩한 무늬는 범게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특징이다. 머리에는 7개의 작은 가시가, 갑각 가장자리에는 6개의 큰 가시가 나 있다. 다리는 연노랑 바탕에 남보라색 줄무늬로 장식돼 있다. 집게다리는 오른쪽이 왼쪽보다 훨씬 크고, 직각 삼각형 모양의 손바닥 부분은 볼록하며 작은 과립들로 덮여 있다. 제4걷는다리와 다른 걷는다리의 발가락마디는 납작해 진흙 바닥을 파기에 적합하다. 다리의 밑마디와 복면에는 짧은 털이 나 있어 진흙을 머금으며 서식지에서 유리하게 적응한다.

범게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범게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범게는 얕은 바다의 모래와 진흙 바닥에서 산다.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게다. 아산, 덕적 서포리, 비응도 등 서해안 일대와 중국 연안, 남중국해에만 분포한다. 일본이나 대만 같은 근처 섬 지역에서는 서식하지 않는다.

범게는 낮에는 해저에 숨어 있다가 밤에 활동하며 조개, 작은 물고기, 해저 유기물을 먹는다. 번식기는 4월에서 5월 사이다. 이 시기 암컷의 난소에는 알이 가득 차 있다. 유생은 해류를 따라 이동하며 성장하고, 여름철 산란기를 거쳐 가을인 10월과 11월에 다시 활발히 잡힌다. 부유성 유생을 통해 넓은 지역으로 퍼져나가지만, 분포는 아시아 대륙 연안에 한정돼 있다.

유명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은 지난해 유튜브 채널 ‘입질의 추억TV’에서 범게의 매력을 생생히 소개한 바 있다. 경기 김포시 대명포구를 방문해 범게를 구입한 그는 꽃게보다 저렴한 가격에 범게를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2kg을 2만 원에 구입한 김지민은 보통 1kg당 1만 원에 판매된다고 전했다. 꽃게의 절반 가격이다.

범게무침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범게무침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김지민은 범게에 대해 살이 달큰하고 부드럽다고 평가했다. 특히 암컷은 알이 꽉 차 있어 별미라고 했다. 김지민은 범게의 맛이 꽃게와 비슷하지만, 살이 흐물흐물하고 부드러워 독특한 식감을 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범게를 간장게장이나 양념게장으로 요리하면 감칠맛이 살아난다고 추천했다. 또한 범게탕을 만들 때 무나 멸치, 다시마로 낸 육수 없이도 내장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국물 맛이 충분히 감칠맛을 낸다고 극찬했다.

범게탕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범게탕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김지민은 범게 무침과 범게탕을 만들며 요리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양념 무침을 만들기 위해 고춧가루, 다진 마늘, 매실청, 홍고추, 매운 고추, 쪽파, 대파, 두부를 사용했다. 범게탕에 대해선 내장 국물을 활용해 깊은 맛을 냈다면서 국물이 꽃게와는 또 다른 독특한 감칠맛을 낸다고 말했다. 특히 범게 다리에 대해선 살이 꽉 차 있어 쭉 빨아 먹으면 부드럽게 살이 나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그는 손질할 땐 털에 묻은 진흙을 꼼꼼히 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냉동 범게를 사용해도 신선도만 유지되면 훌륭한 요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범게는 식용뿐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 과거 대부도에서는 범게를 문신(門神)으로 걸어 액운을 막는 전통이 있었다. 인천시립박물관은 범게의 얼룩덜룩한 갑각 무늬가 독특해 이런 상징으로 사용됐다고 기록했다. 이는 범게가 단순한 해양생물이 아니라 지역 문화와 연결된 존재임을 보여준다.

범게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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