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일낼까…오늘 쿠웨이트전, 홍명보호 16년 만에 ‘이것’ 눈앞

2025-06-1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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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월드컵 예선 무패 본선 진출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
이라크 원정 2-0 완승 거두며 B조 1위 월드컵 본선행 진출 확정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하겠다.”

홍명보 감독이 운명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꺼낸 각오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쿠웨이트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 뉴스1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쿠웨이트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 뉴스1

이미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아시아 3차 예선 B조 최종 10차전을 치른다. 결과와 무관한 경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날 승리하거나 비기기만 해도 한국 축구는 16년 만에 월드컵 예선 무패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쓰게 된다.

홍명보호는 지난 6일 이라크 원정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두며 B조 1위를 조기에 확정했다.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부터 참가해 5승 1무로 3차 예선에 진출한 뒤 5승 4무를 더해 15경기 연속 무패(10승 5무)를 기록 중이다. 이날 쿠웨이트전만 무사히 넘기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9승2무), 2010년 남아공 월드컵(7승7무)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예선 무패 본선 진출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운다.

경기 중요성과 별개로, 대표팀의 분위기는 여유롭다. 이미 본선 티켓을 손에 쥔 상황에서, 이번 경기에서는 미래 자원 발굴과 세대교체 실험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홍 감독 역시 이를 인식하고 있다.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는 “예선 마지막 경기고 홈에서 치르는 경기인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큰 틀은 유지하되, 여러 포지션에서 선수 능력을 점검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대거 출전이 예상된다. 김주성(25·서울), 오현규(24·헹크), 조현택(24·김천), 양현준(23·셀틱), 이한범(23·미트윌란) 등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에게 소중한 시험 무대가 주어질 전망이다. U-22 대표팀에 소집돼 있던 배준호(22·스토크) 역시 홍 감독의 요청으로 1군에 콜업돼 출격을 준비 중이다.

홍 감독은 이라크전 귀국 직후에도 “월드컵 본선에 나설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시험할 것”이라며 “기회는 많지 않지만, 직접 지도하고 실전에 내보내야 선수 기량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공개 훈련에서 훈련 지시를 하고 있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금자탑을 쌓은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 뉴스1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공개 훈련에서 훈련 지시를 하고 있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금자탑을 쌓은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 뉴스1

다만, 핵심 자원인 손흥민(토트넘)의 출전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발 부상 여파로 이라크전 명단에서 제외됐던 손흥민은 이번에도 선발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의 출전 여부는 오늘 훈련 후 결정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대표팀은 이번 예선에서 단단한 경기력을 유지하며 꾸준히 승점을 쌓아왔다. 특히 이라크전 승리로 총 승점 19점을 확보하며 최종전 결과와 무관하게 조 1위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소득으로 끝나지 않는다. 만약 쿠웨이트전에서도 패하지 않는다면, 벤투호 시절 놓쳤던 무패 기록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당시 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에서 5승 1무, 최종예선 9차전까지 7승 2무로 잘 나갔지만, 마지막 경기였던 UAE전에서 0-1로 패하며 무패 본선행이 좌절된 바 있다.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개훈련에서 선수들이 달리고 있다. 월드컵 본선행을 조기 확정한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를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최종 10차전을 치른다 / 뉴스1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개훈련에서 선수들이 달리고 있다. 월드컵 본선행을 조기 확정한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를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최종 10차전을 치른다 / 뉴스1

따라서 이번 경기는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키는 ‘의미 있는 한 판’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는 동시에, 젊은 피들의 가능성을 점검하고, 다음 세대 월드컵을 준비하는 ‘이중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축구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는 이날 경기에서 ‘WE 대한’ 문구가 담긴 카드 섹션 응원을 준비했다. 이는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펼쳐지는 카드 섹션으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자축하고 선수단의 헌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무패라는 단어는 숫자 이상의 무게를 가진다. 결과에 방심하지 않고, 새 얼굴들에게 기회를 주며 기록도 챙긴다면 오늘 경기야말로 진정한 ‘완성형 예선 피날레’가 될 수 있다. 16년 만의 기록, 그리고 새로운 미래. 홍명보호는 오늘 밤,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향해 달린다. 쿠웨이트와의 3차예선 10차전은 오후 8시 킥오프된다. 중계채널은 MBC로, 쿠팡플레이에서도 동시 중계된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공개 훈련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공개 훈련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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