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잡을 줄은... 정말 멋진 플레이였다" 전설급 선수도 칭찬한 한국선수
2025-06-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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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MLB 첫 3루타 기록하며 존재감 과시... 타율 0.414

LA 다저스의 내야수 김혜성(26)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메이저리그 첫 3루타를 작성하며 화려한 데뷔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김혜성은 9일(현지시각)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9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2타점의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2회 1사 1, 3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마이클 맥그리비의 3구째 커터를 잡아당겨 우익수 쪽으로 깊숙한 타구를 날려 보냈다. 앞선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는 동안 김혜성은 빠른 발을 앞세워 3루에 안착해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3루타를 완성했다.
경기에서 김혜성은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3회 2사 후 메이신 윈의 좌중간 깊숙한 타구를 워닝트랙 근처에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혜성의 환상적인 수비에 다저스의 선발투수 클레이턴 커쇼는 활짝 웃으며 글러브를 들어 보여 감사의 뜻을 전했다. 커쇼는 경기 후 "김혜성이 그 타구를 잡을 줄 몰랐다. 정말 멋진 플레이였다”라고 칭찬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상대팀이 좌완 존 킹으로 투수를 교체하자 엔리케 에르난데스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다저스는 카디널스를 7-3으로 꺾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활약으로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414(58타수 24안타)로 상승했으며, 시즌 누적 타점은 9개가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상적인 수치다.
김혜성은 올 시즌 제한적인 출전 기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주 양키스전에서는 메이저리그 현대 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4안타 이상, 홈런, 무보살 병살, 외야 어시스트를 모두 기록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양키스전에서 김혜성은 4타수 4안타로 완벽한 경기를 펼쳤으며, 이는 그의 짧은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세 번째 완벽한 타격 경기였다. 2회에는 시즌 2번째 홈런인 투런 홈런을 터뜨려 팀이 10-0으로 앞서는 데 기여했다.
수비에서도 김혜성은 놀라운 재능을 보여줬다. 3회에는 라이너를 잡아낸 후 곧바로 2루에서 무보살 병살을 완성했고, 6회에는 중견수 위치에서 애런 저지를 향해 완벽한 송구를 날려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혜성은 올 시즌을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시작했다. 28경기에서 타율 0.252, 출루율 0.328, 장타율 0.470을 기록했으며, 5홈런과 18타점을 올렸다. 지난달 3일 메이저리그에 콜업돼 데뷔한 이후 뛰어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다저스는 최근 크리스 테일러와 오스틴 반스 등 베테랑 선수들을 방출하는 등 과감한 로스터 정리를 단행했는데, 김혜성의 인상적인 활약이 그를 메이저리그에 계속 머물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당초 토미 에드먼과 테오스카르 에르난데스가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하면 김혜성을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보낼 계획이었지만, 그의 뛰어난 성과로 인해 계속 메이저리그에 두기로 결정했다.
로버츠 감독은 "그가 여기 와서 메이저리그가 어떤 곳인지 알아가고 적응하기를 원했다"며 "토미와 테오가 돌아오면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그의 경기력과 플레이 방식이 확실히 그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성의 다재다능도 주목할 만하다.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 시절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유일한 선수인 그는 다저스에서 내야와 외야를 아우르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로버츠 감독은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김혜성을 중견수로 기용하며 그의 활용도를 높였다. 실제로 그는 포수와 1루수를 제외한 모든 야수 포지션에서 출전 경험을 쌓으며 팀의 전술적 유연성을 더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은 우리가 찾던 독특한 유형의 선수”라며 그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김혜성의 노력과 자기관리는 동료와 코칭스태프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로버츠 감독은 그의 낮은 체지방률과 근육량에 놀라며 “캠프에서 가장 튼튼한 선수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혜성은 오타니 쇼헤이 못지않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메이저리그 적응에 성공하고 있다. 등번호 6번을 선택한 이유도 흥미롭다. 김혜성은 키움 시절 주로 사용했던 3번이 이미 테일러에게 배정돼 과거 다저스에서 활약했던 트레이 터너의 등번호 6번을 골랐다. 그는 유튜브 인터뷰에서 “터너를 좋아했고, 한 자릿수 번호 중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1999년 1월 27일생인 김혜성은 지난 1월 다저스와 3년 1250만 달러에 2028-29년 옵션을 포함해 최대 22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김혜성은 앞으로도 다저스의 핵심 선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뛰어난 타격 능력과 수비력, 그리고 빠른 메이저리그 적응력은 팀이 그를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