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식 먹는 게 무조건 정답 아냐…심장 튼튼하게 지키는 법
2025-06-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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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 질로 평가하는 심장 건강의 비밀
단순 영양 제한 넘어, 올바른 식단의 중요성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줄이는 것보다 어떤 음식을 섭취하느냐, 즉 식단의 질이 심혈관 건강에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영양학회는 하버드대 T.H. 찬 공중보건대학원의 즈위안 우 박사팀이 약 20만 명을 대상으로 수십 년간 식습관과 건강 상태를 추적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25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영양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소개됐다.

연구진은 기존의 저탄수화물 또는 저지방 식단이 체중 조절이나 혈당,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방식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실제로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보건 종사자 및 간호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장기 추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식단 구성과 심장 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의 식단은 단순한 영양소 비율이 아니라, 섭취한 식품의 질까지 평가해 점수를 매겼다. 통곡물, 채소, 과일, 콩류, 견과류 등은 고품질 식품으로 분류되었고, 감자, 정제 곡물, 설탕, 동물성 포화지방과 단백질 등은 저품질 식품으로 간주됐다. 특히 약 1만 명에 대해서는 혈액 속 대사체 수백 가지를 측정해 식단이 대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깊이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고품질 식품을 중심으로 구성된 저탄수화물 혹은 저지방 식단을 실천한 이들은, 저품질 식단을 섭취한 그룹보다 관상동맥 심장 질환의 발생 위험이 눈에 띄게 낮았다. 식단 유형에 상관없이, 식단의 질이 높을 경우 심장 질환 위험이 낮은 질의 식단에 비해 약 15퍼센트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즈위안 우 박사는 정제 곡물, 설탕, 가공식품 중심의 저탄수화물 또는 저지방 식단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을 줄이느냐보다 어떤 음식을 섭취하느냐가 식단의 효과를 좌우한다고 강조하며, 식단 유형과 관계없이 통곡물과 가공이 최소화된 식물성 식품을 늘리고, 정제 곡물, 설탕, 동물성 식품을 줄이는 것이 심장 건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유전적 요인, 생활 습관, 대사 지표 등이 식단의 질과 심혈관 질환 사이에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건강한 식단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