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정말 좋다고 소문나…'생'으로 바로 먹을 수도 있는 최고급 '산나물'
2025-06-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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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떡잎식물 산형화목 미나리과의 여러해살이풀
향이 강한 식재료들이 더러 각광을 받는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산나물이 있다.
이름도 낯선 '누리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왜우산풀, 개우산풀, 누룩치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이 나물, 누리대는 독특한 향으로 처음엔 낯설 수 있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그 향에 중독된 듯 매료된다는 이들도 많다. 특히 잎이 아닌 줄기 부분은 생으로도 먹을 수 있을 만큼 부드럽고 아삭해, 여름철 산나물 반찬으로 손꼽히는 고급 식재료다.
누리대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깊은 산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다. 줄기는 속이 비어 있고 털이 없어 매끈하며, 키는 1m 가까이 자란다. 이 식물의 잎은 깃털처럼 갈라져 있어 외형만 보면 산에서 흔히 보는 다른 나물들과 구분이 어렵지만, 특유의 향과 굵은 줄기로 식별이 가능하다. 줄기의 윗부분은 짧은 가지로 갈라지며, 여름철에는 흰 꽃을 피운다.
과거에는 민간요법에서도 사용돼 왔다. 한의학에서는 누리대를 구충제 용도로 사용하거나,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을 때 외용제로 활용한 사례도 전해진다. 전통적인 약재로의 기록은 많지 않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누리대를 삶아 그 물로 몸을 씻으면 열을 내리고 독소를 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영양학적으로도 무시할 수 없다. 누리대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특히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항암작용이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낮은 칼로리에 비해 풍부한 섬유질과 수분 함량, 강한 향 등이 어우러져 식욕을 자극하면서도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재료다.
무엇보다 누리대는 '생'으로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연한 줄기 부분은 된장이나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특유의 향과 씹는 맛이 살아 있다. 식초나 매실청을 활용한 초고추장에 무쳐내면 입맛이 없는 날에도 젓가락이 절로 간다. 양념이 깊게 배면 쌉쌀한 향은 사라지고, 오히려 청량한 풍미가 입 안에 퍼진다.
이를 활용한 대표적인 요리가 바로 누리대무침이다. 누리대무침은 조리도 간단하다. 누리대 줄기를 2~3cm 길이로 썰고, 양파를 채 썬 뒤 초고추장 양념과 함께 버무리면 완성이다. 고추장 2, 고춧가루 0.5, 매실청 1, 식초 1, 설탕 0.5의 비율로 만든 양념은 누리대의 향을 살리면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통깨를 곁들이면 고소한 풍미가 더해져 훨씬 맛이 깊어진다.

또 하나의 대표 요리는 누리대장떡이다. 줄기를 적당한 길이로 썰어 소금으로 간을 한 뒤 밀가루 반죽에 고추장과 함께 섞고 팬에 부쳐내는 방식이다. 바삭하게 익은 겉면 속에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이 부침은, 향긋한 산나물 요리 중에서도 손꼽히는 별미다.
다만 뿌리와 어린 잎에는 미약한 독성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줄기만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산나물을 채취해 먹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성 유무에 대한 판단이며, 누리대는 이 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지만 주의는 필요하다. 특히 깊은 산에서 자생하는 야생 개체를 직접 채취할 경우, 유사한 식물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누리대는 한국 전역을 비롯해 일본, 사할린, 시베리아 등지에도 분포하는 식물로, 기후와 환경에 민감해 특정 지역에서만 품질 좋은 개체가 난다고 알려져 있다. 그만큼 유통량도 적고 인지도가 높지 않아, 시장이나 마트보다는 산지 직송, 산나물 전문 온라인몰 등을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