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창덕궁 가도 못 들어간다… 균열에 출입 통제된 '이곳'
2025-06-1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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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불로문 출입 불가·옥류천 정비 중
조선시대 임금의 장수를 기원하는 뜻에서 세웠다는 창덕궁 후원의 불로문(不老門) 출입이 제한된다.

지난 2일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국가유산 보호와 보존 처리를 위해 창덕궁 불로문 출입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불로문 아래를 지나가거나 통과할 수 없다. 또 후원을 관람하는 동선도 일부 변경된다.
기존에는 창덕궁 후원의 애련지 권역을 둘러볼 때 불로문을 지났으나 앞으로는 왼편에 있는 의두합을 거쳐 애련지, 연경당, 관람지 등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궁궐 전각의 명칭이나 위치, 연혁 등을 정리한 문헌인 궁궐지(宮闕志)에는 '애련정 동쪽에 석문(石門)이 있는데 불로문이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블로문은 전체 높이 약 2m로, 넓은 돌판 한 장을 다듬어 만들었다. 문을 지나는 사람이 다치거나 아픈 일 없이 오래 살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무병장수의 상징으로 여겨져 전국 곳곳에 다양한 모방작이 세워지기도 했다.
그러나 상부에 금이 가는 등 원조 불로문 상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2018년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의 춘계 학술대회에서 공개된 '창덕궁 불로문의 역사적 의미 고찰'(정상필·이영한) 논문은 불로문의 위·아래 폭과 좌우 규격이 다른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불로문의 의미가 '만지면 늙지 않는다'는 뜻으로 재해석돼 불로문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한 번씩 쓰다듬으며 지나가고 있었다"고 짚었다.
창덕궁 측은 불로문 상태를 고려해 출입 불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창덕궁관리소는 지난달 28일 누리집에 관람 동선 변경을 안내하면서 "균열 및 풍화로 훼손된 석조물 보존 처리 및 보호를 위해 불로문 출입이 불가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는 '보존 처리 및 국가유산 보호'를 위한 조치로 설명이 바뀐 상태다.
궁능유적본부는 창덕궁 옥류천 일대도 정비하고 있다. 후원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옥류천 일원은 소요정, 태극정, 청의정, 취한정 등 작은 규모의 정자가 경관을 이룬다.
올해 연말까지 수목 일부를 제거한 뒤 소나무로 교체하고, 진입로를 옛 모습으로 복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