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달아 이기고도 칭찬 못 받는 홍명보 감독, 독기 품었나

2025-06-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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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일정으로 미국행... 대표팀 보완점 찾는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전에서의 홍명보 감독 모습. / 뉴스1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전에서의 홍명보 감독 모습. / 뉴스1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 지역 2, 3차 예선에서 11승 5무를 거둬 '무패'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앞으론 지금껏 상대한 국가들보다는 훨씬 수준 높은 팀을 만나야 한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1년여 앞둔 상황에서 강팀들의 전력을 분석해 대표팀의 약점을 찾고 보완점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홍명보 감독이 미국 현지 사전 시찰에 나서는 이유다.

12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은 이번 주 중반 미국 서부 지역의 로스앤젤레스로 출발해 약 7일간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번 미국 방문은 홍 감독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 시찰이다. 현지 경기장과 훈련 시설, 그리고 기후 조건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것이 목적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6일 바그다드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월드컵 예선 9차전에서 2 대 0 완승을 거두며 조 1위 자리를 공고히 한 뒤 귀국해 "쿠웨이트전을 마치고 미국으로 떠나 클럽 월드컵을 관전할 예정"이라며 이번 방문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전에서의 홍명보 감독 모습. / 뉴스1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전에서의 홍명보 감독 모습. / 뉴스1

홍 감독의 미국 방문 이유는 월드컵 개최 1년을 앞두고 현지를 직접 둘러보며 대회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홍 감독은 세계 정상급 클럽들이 참가하는 클럽 월드컵 경기를 3~4경기 정도 관전하며 최신 축구 트렌드와 전술을 분석할 계획이다.

홍 감독의 미국 체류 기간 중 주목할 만한 일정은 이강인의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PSG)이 창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을 제패한 직후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는 것이다. PSG는 LA의 상징적인 경기장인 로즈 볼 스타디움에서 2경기를 치른다. 홍명보 감독으로선 2026년 월드컵 경기장 중 하나인 로즈 볼의 실제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 대표팀의 핵심 선수인 이강인이 PSG 소속으로 클럽 월드컵 엔트리에 포함돼 있는 만큼 홍명보 감독은 현장에서 직접 이강인의 경기력과 컨디션을 점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인은 박지성 이후 17년 만에 한국 선수로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한 상태여서 더욱 주목받는다.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미국에서 열리는 새로운 형식의 클럽 월드컵은 기존 7개 팀 참가 방식에서 32개 팀이 모두 공개되며 4개 팀씩 8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는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대폭 확대된 규모로 치러진다. 이는 홍명보 감독에게 월드컵 수준의 경기 운영과 분위기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미국 현지 시찰을 마친 홍명보 감독은 다음달 초부터 국내에서 개최되는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준비에 돌입한다. 이 대회는 FIFA 공식 A매치 기간이 아니기에 해외파 선수들의 참가가 제한돼 K리그 소속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구성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동아시안컵에는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할 생각"이라며 K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새로운 인재 발굴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홍명보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오는 13일 재개되는 K리그1 경기장을 직접 찾아 유망 선수들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다.

동아시안컵이 끝난 후에는 9월 FIFA 공식 A매치 기간을 활용해 다시 미국 원정에 나선다. 이때는 미국과 멕시코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북중미 지역 축구 스타일에 대한 실전 경험을 쌓고, 동시에 선수들의 현지 적응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의 이번 미국 방문이 단순한 관전을 넘어 체계적인 정보 수집과 분석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후 조건, 시차 적응, 이동 거리, 훈련 시설 등 실제 월드컵 준비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점검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2026년 월드컵 결승전이 열릴 예정인 뉴욕 인근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을 비롯해 뉴욕,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애틀랜타 등 주요 도시에서 경기가 펼쳐질 예정인 만큼, 홍 감독의 이번 LA 방문은 서부 지역 경기장 특성을 파악하는 첫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K리그1 시즌 도중 울산 HD를 관둔 데다 불공정 절차로 뽑혔다는 특혜 의혹까지 받았다.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홍명보 감독은 국회에 출석해 절차를 해명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이후 오만, 요르단을 상대하면서 전술적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를 향한 따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대표팀을 이라크전, 쿠웨이트전에서 완성을 거뒀음에도 홍명보 감독을 칭찬하는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그런 만큼 월드컵 본선은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전에서의 홍명보 감독 모습. / 뉴스1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전에서의 홍명보 감독 모습.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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