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충격패…박항서 감독 후임에게 예상치 못한 '뼈아픈' 소식 전해졌다

2025-06-1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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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조 1위 해야 하는 베트남 상황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말레이시아 원정 경기에서 0-4 스코어의 충격적인 대패를 당하며 아시안컵 본선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박항서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김상식 감독 체제에서 벌어진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경기력, 전략, 심리 모두에서 완패였고, 베트남 내외로 뼈아픈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김상식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김상식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지난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27 AFC 아시안컵 최종예선 F조 2차전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맞대결로 펼쳐졌다. 베트남은 FIFA 랭킹 109위로, 131위 말레이시아보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에 있었다. 실제로 박항서 감독 시절인 2022년 동남아선수권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고, 최근 8경기에서는 7승 1무로 완벽하게 앞섰던 상대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 결과는 정반대였다. 전반전을 0-0으로 버틴 베트남은 후반 들어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고, 4골을 연달아 실점하며 속수무책으로 패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약 10년 만에 말레이시아에 패한 것이다. 1차전에서 라오스를 5-0으로 대파하며 기세를 올렸던 베트남으로선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현재 조 2위(승점 3)에 머물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2승으로 조 1위에 올라섰다.

이날 패배의 핵심 원인 중 하나는 말레이시아의 귀화 선수들이었다. 유럽과 남미 출신 귀화선수들이 대거 출전했고, 실제로 이날 선발 출전한 11명 중 토종 선수는 2명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귀화 출신이었다. 4골 중 2골은 새롭게 합류한 피게이레두와 호글라도가, 나머지 2골은 기존 귀화 선수 로렌스와 쿨스가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축구 대표팀 내 귀화 선수. 자료사진. / AFC 제공
말레이시아 축구 대표팀 내 귀화 선수. 자료사진. / AFC 제공

동남아 축구계는 최근 귀화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 출신 귀화 선수들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리자, 말레이시아도 그 흐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토종 선수 위주' 전략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현실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경기 후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패배의 책임을 전적으로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먼 길을 온 팬들과 TV 앞에서 응원해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하며,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가 따르지 않았다. 축구는 항상 뜻대로 되지 않는다.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 사령탑 김상식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베트남 축구 대표팀 사령탑 김상식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김 감독은 전반전까진 의도한 대로 경기가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센터백 두 명이 동시에 부상을 당하면서 수비 조직력이 급격히 무너졌고, 이 틈을 말레이시아가 정확히 파고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말레이시아의 전력이 귀화 선수 보강으로 예상 이상으로 향상됐다"며 상대를 높이 평가했다. 다만 "다음 맞대결에서는 준비만 잘한다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며 복수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베트남은 조 2위로 밀려나 있다.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조 1위를 차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종예선은 각 조 1위만 아시안컵 본선에 직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남은 경기 특히 내년 3월 말레이시아와의 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골득실까지 고려한 대승이 필요하다.

앞으로 베트남은 오는 10월 9일과 14일 네팔과의 두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하며, 말레이시아와의 골득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득점을 올려야 한다. 결국 김 감독의 말처럼 '복수전'이자 '최종 결전'이 될 내년 3월 31일 말레이시아와의 홈 경기가 운명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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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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