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나면 무조건이었는데...요즘 20대가 '운전면허' 안 따는 뜻밖의 이유
2025-06-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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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젊은 청년들, 운전면허 취득 회피하는 경향 갈수록 높아져
장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젊은 세대의 운전면허 취득을 회피하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0대와 20대의 순수 신규 운전면허 취득자 수가 2020년과 비교해 각각 20%, 3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전국 운전면허학원 등록 건수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신규 등록된 운전면허학원은 342개소로, 2020년 1분기 367개소보다 7% 적었다.
과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대학 진학 전까지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었다면, 요즘은 대학 졸업 후 직장에 다니면서도 운전면허를 따지 않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면허 취득 비용과 자동차 보유에 따른 각종 비용 부담이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대중교통 시설 확충도 운전면허 취득률 감소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기후동행카드와 K-패스 등 교통요금 할인 제도가 정착됐고, 광역급행철도(GTX) 운행 개시 등으로 개인 차량 보유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
더불어 TV 오락 프로그램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교통사고 블랙박스 영상들이 젊은 층의 운전에 대한 심리적 부담과 공포감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싼 학원 찾아서...다른 지역으로 원정 수강까지
면허 취득 비용이 높아지면서 싼 학원을 찾아 타 지역으로 원정 수강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살지만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운전면허학원에 등록했다는 A 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서울보다는 수강료가 저렴하고 복잡한 서울 시내보다는 도로주행 코스도 쉬워서 탈락할 때 발생하는 추가 응시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 먼 곳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서울 지역 운전면허학원의 평균 교육비(2종 자동 기준)는 올해 1분기 기준 90만원 수준이다. 서울 지역 운전면허학원의 평균 교육비는 5년 전 70만원에서 올해 1분기 90만원으로 29% 상승했다. 시험 응시 시 별도 보험료를 징수하는 학원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뒤늦게라도 면허를 따고 싶은데, 가격이 너무 올라서 딸 수도 없다" "차량 유지비와 기름값 등 많은 계산을 하다보면 대중교통을 타는 게 낫다", "요즘 기후동행카드 쓰면 교통비 5~6만 원대인데...면허 따는 것도 비싸고 차 유지비도 너무 부담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수강료 절약을 위해 시뮬레이터 운전학원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반 면허학원의 기능·도로주행 교육시간이 10시간 내외인 것과 비교해 시뮬레이터 학원은 40~50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장시간 연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자동차가 필요한 젊은 층은 신차 구매보다 중고차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새 차를 구입해 오랫동안 소유하기보다는 소모품처럼 저렴하게 구매해 자주 교체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2024 내수 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신차 구매는 전년 대비 12% 감소하여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반면 2018년 대비 2024년 중고차 시장에서 20대의 점유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같은 기간 30~40대의 점유율이 5.6%포인트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동일 기간 20대 인구 감소를 고려하면 중고차에 대한 선호도는 실질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