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제주에서 잡혔는데...오징어 밀어내고 동해에서 1등한 '수산물'

2025-06-1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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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 높아지며 난류성 어종 북쪽으로 이동

앞으로 겨울 제철 방어를 제주도가 아닌 동해안에서 찾아야 할 수도 있다. 기후변화로 수온이 상승하며 동해바다 출현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수산시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수산시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난류성 어종인 방어는 15~18도 수온을 찾아 이동하는 회유 어종이다. 방어는 가을이 되면 남쪽으로 이동하며 마지막 월동지는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다.

많은 사람들이 방어회를 겨울에 찾는다. 방어는 사계절 잡히지만 여름 방어는 살이 무르고 기름기가 적어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방어가 살이 오른 겨울이 되면 제주 지역 횟집에서 방어를 주력으로 파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어가 월동하러 제주도 근해까지 내려오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로 수온이 상승하며 방어와 전갱이 등 난류성 어종이 동해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12일 국립수산과학원 발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난류성 어종이 동해바다에 출현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과원이 지난 20년간 동해안의 어획 개체 수 비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 15년(2005~2009년)에 비해 최근 5년(2020~2024년)동안 방어, 전갱이, 삼치 등 난류성 어종의 출현 비율이 급증했다. 강원 고성은 약 53%, 강원 양양은 64%, 경북 울진은 90%까지 증가했다.

방어 어획량 증가 /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방어 어획량 증가 /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특히 방어의 개체 수는 동해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에서 21.6%를 차지할 만큼 어획량이 꾸준히 늘었다. 이는 방어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수온이 형성되는 기간이 5~10월에서 5~12월로 늘어나고 회유 장소도 경북에서 강원 고성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강원도에서 방어는 지난 2017년까지는 어획량 집계도 포함되지 않는 어종이었다. 하지만 수온 상승으로 방어무리가 동해안으로 몰려들면서 오징어를 밀어내고 대세 어종이 됐다. 방어 어획량도 2022년 4787톤, 2023년 6136톤으로 동해안 어획량 1위를 기록했다.

수과원은 “기후변화에 의한 수온 상승이 동해 연안을 따라 회유하는 어종의 이동 범위를 확산시켰고 지역별로 출현하는 어종과 우점종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에 의한 수온 상승은 동해 연안을 따라 회유하는 어종의 이동 범위를 확산하고 지역별 출현 어종과 우점종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지난 2005~2009년과 최근 5년간의 수온 변화를 비교해 보면 강원 주변 해역이 1.1℃ 상승하여 경북 해역의 0.7℃ 상승보다 더 큰 변화를 보였다. 이는 대기로부터 유입되는 열의 증가와 지속적인 대마난류(쓰시마 난류)의 유입량 증가로 16℃ 이상의 등수온선이 강원 해역으로 빠르게 북상했기 때문이다.

동해 표층수온 변화 /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동해 표층수온 변화 /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정치망 어획물의 장기 모니터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온 상승으로 동해의 어장지도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라며 “우리 바다도 기후변화 위기의 중심에 있는 만큼,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열대화 진단‧예측 기술개발 연구를 강화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방안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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