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만에 드디어…스타벅스, 국내 도입 후 처음으로 '이것' 주문 가능해진다
2025-06-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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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압구정에 문을 연 이후로 처음
1999년 1월, 서울 압구정에 첫 매장을 연 이후 26년 째, 국내에선 한 번도 정식으로 주문할 수 없었던 메뉴가 드디어 가능해진다.

유튜브나 해외 여행지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반려견 전용 음료 ‘멍푸치노’가 국내에서도 직접 주문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는 카페 등에서 반려동물 식음료를 즉석 제조해 판매하는 것이 금지돼 있었지만,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처음으로 길이 열렸다. 규제 샌드박스란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가 기존의 법적 규제 없이 일정 기간 동안 시험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0일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에스씨케이컴퍼니가 신청한 ‘반려동물 사료 즉석조리·판매 서비스’를 포함해 총 66건의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에스씨케이컴퍼니의 사업은 반려동물이 동반 가능한 카페나 음식점에서 반려동물용 음료를 즉석에서 제조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고객이 이른바 ‘멍푸치노’를 주문하면, 사료로 등록된 펫밀크를 블렌더로 휘핑해 가공한 음료를 일회용 컵에 담아 제공한다. 반려동물용 음료는 일반 조리 공간과 구분된 별도의 공간에서 제조되며, 조리도구도 따로 사용된다.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스타벅스, 인앤아웃버거 등 주요 브랜드들이 퍼푸치노, 펍패티 등 반려동물 전용 식음료를 일반 매장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별도의 사료 제조시설 없이도 반려동물 식음료 제조와 판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료관리법상 ‘반려동물 음식을 제조하려면 가축용 사료와 동일한 제조시설을 갖추고 사료제조업 등록을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어, 소규모 매장에서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번 심의위는 반려인들의 서비스 만족도와 편의성 증대, 그리고 펫푸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다만 매장 내에 사료 성분 안내문을 게시하고,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지킬 것을 조건으로 뒀다.
에스씨케이컴퍼니는 경기도 남양주시와 구리시의 스타벅스 매장 2곳에서 해당 서비스를 실증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실증을 통해 제도 개선을 유도하고, 국내 펫푸드 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펫헤븐더웨이가 신청한 ‘이동식 반려동물 화장 및 찾아가는 장례 서비스’도 실증특례 승인을 받았다. 이 서비스는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가 직접 보호자 가정을 방문해 장례를 진행하고, 차량에 설치된 화장로에서 화장을 마친 뒤 유골함에 담아 전달하는 방식이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장례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장례시설 접근이 어렵고, 이로 인해 야산 등에 불법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장례시설을 고정식으로만 허용하고 있어, 이동식 화장 차량을 활용한 장례 서비스는 동물장묘업 허가를 받을 수 없었다. 일본은 지방자치단체 조례나 지침을 통해 이동식 차량을 허용하고 있다.
펫헤븐더웨이는 경북 안동 지역에서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번 사업을 통해 관련 제도 개선과 지역 내 반려동물 장례 인프라 구축이 기대되고 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규제 샌드박스의 혁신 범위를 더욱 넓혀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