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3, 끝이 아닌 거울—기훈이 말하는 지금 대한민국
2025-06-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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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1,000억 원, 티저만으로 1,900만 조회수, 전 세계 공개를 앞둔 오징어 게임 시즌3. 그러나 정작 한국에선 조용하다?
오는 6월 27일, 오징어 게임 시즌3가 전 세계 동시 공개된다. 6부작으로 구성된 이 마지막 시즌은 6월 1일 공개된 티저 영상이 이틀 만에 1,000만 뷰, 6월 12일 기준 1,918만 회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OTT 시청자 평가 리포트(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시즌3는 85% 인지율, 55% 시청 의향률로 2주 연속 기대작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국내 반응은 의외로 조용하다. SNS, 댓글 여론은 과거 시즌1~2에 비해 눈에 띄게 낮은 반응을 보인다.

‘성기훈’이라는 질문, 한국 사회를 겨냥하다
시즌3는 반란 실패 이후 미국행을 포기한 성기훈이 조직을 향해 정면으로 맞서는 이야기다.
감독 황동혁은 이 이야기를 “죄책감과 절망 속에서 바닥까지 떨어진 성기훈이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가”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하지만 성기훈은 단지 주인공이 아니다.
그는 지금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불안, 좌절, 무력감, 그리고 분노를 상징한다.
청년 실업, 계층 고착, 자산 격차, 양극화... 기훈은 이 모든 것을 떠안고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질문하는 인물이다.

게임이 아니라 관계와 철학이 충돌한다
시즌3의 중심은 화려한 게임보다, 인간의 세계관 충돌에 있다. 성기훈과 프론트맨 황인호(이병헌)의 대결은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니다.
“인간은 믿을 수 있는가?”
“시스템은 바뀔 수 있는가?”
그 질문은 곧 지금의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선거철마다 마주하는 고민이기도 하다.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 그러나 가장 현실적인 변화는 ‘내면’이다
임시완과 조유리는 연인에서 적으로 변화한다. 이진욱은 죽은 줄 알았던 캐릭터로 귀환하고, 박성훈은 더 강한 트랜스젠더 캐릭터로 돌아온다. 조유리(준희)는 임신한 채로 게임에 참가하며 윤리적 딜레마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가장 극적인 변화는 여전히 성기훈이라는 사람의 선택이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내려야 할 답이기도 하다.

'오징어 게임', 피 튀기는 스릴러 아닌 사회 심리극으로 진화하다
시즌1은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보여줬고, 시즌2는 ‘불공정한 구조’를, 시즌3는 ‘그 구조를 부수려는 자의 심리’를 조명한다.
이병헌은 “문화와 언어가 달라도 이 드라마는 시대적 공감대를 건드렸다”고 했고, 황동혁 감독은 “자본주의의 경쟁 속에서 인간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은 더 이상 한국 드라마의 성공작이 아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을 대변하는 세계적 서사다.

시즌3는 ‘엔드게임’인가, 새로운 질문의 시작인가
황동혁 감독은 시즌4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완전히 끝낸다는 건 아니다. 스핀오프는 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시즌3는 분명 마지막이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 우리 사회에 던져진 거대한 질문의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누가 살아남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어떤 시스템 안에 살고 있는지를 묻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성기훈이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그 게임을 계속할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마지막 답은 6월 27일, 전 세계 공개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