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이러나…기아 타이거즈, 날벼락 같은 초대형 '악재' 또 터졌다

2025-06-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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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빈 대신해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던 선수

기아 타이거즈에 또 한 번 날벼락 같은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김선빈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전력에 숨통을 틔워주던 2루수 윤도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범호 기아 타이거즈 감독. / 뉴스1
이범호 기아 타이거즈 감독. / 뉴스1

윤도현은 지난 11일 삼성과의 경기 도중 수비 플레이 도중 손가락을 다쳤고, 정밀검진 결과 오른쪽 두 번째 손가락 중간마디뼈 골절 판정을 받았다. 수술은 피했지만 약 4주간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오면서 사실상 전반기 아웃이 확정됐다.

윤도현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한 내야 자원이었지만, 김선빈이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차며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19경기에서 타율 0.279, 4홈런, 9타점, 11득점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지난 8일 한화전에서는 3안타를 몰아치며 타선에 결정적인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러나 부상은 다시 팀에 뼈아픈 구멍을 만들고 말았다.

자료사진. 지난 시즌 경기 모습. / 뉴스1
자료사진. 지난 시즌 경기 모습. / 뉴스1

문제는 기아의 부상 악재가 윤도현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즌 초부터 전력의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쓰러지며 팀 전력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김도영은 개막전부터 햄스트링을 다쳐 장기 이탈했고, 김선빈 역시 시즌 초반부터 무려 세 차례나 부상을 당했다. 여기에 나성범, 박찬호, 곽도규, 황동하까지 줄줄이 전력에서 빠져 있는 상태다.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 역시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보이고 있어 기아는 사실상 주전 라인업의 절반 가까이를 잃은 채 시즌을 치르고 있다.

윤도현의 부상은 상징적이다. 기존 주전들의 공백을 메우던 대체 자원들마저 부상을 당하면서 더는 버틸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기아는 LG, 한화, 롯데, 삼성 등 상위권 경쟁팀들과 치열하게 순위를 다투고 있지만, 경기 후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경기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는 불펜 붕괴와 직결되며, 지난 시즌 강점이었던 '계투의 힘'이 사라졌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절친 사이로 손문난 기아 김도영과 윤도현. / 뉴스1
절친 사이로 손문난 기아 김도영과 윤도현. / 뉴스1

2024시즌 통합 우승 이후 기아는 분명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심리적인 압박은 현실적인 전력 약화와 맞물려 팀 전체의 무게를 더욱 눌러왔다. 기아 레전드이자 국대 출신 투수인 윤석민은 최근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우승 직후 시즌은 선수들이 오히려 위축되고 자신감이 떨어지기 쉽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우승 직후 다음 시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의 사례는 야구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범호 기아 감독이 "자만하지 말자"고 팀 내부에 당부하고 있지만, 외부의 기대치와 내부의 압박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이처럼 부상 악재와 함께 불펜 불안, 외국인 타자 부진, 수비 집중력 저하, 팀 분위기 침체 등 복합적인 문제가 기아를 흔들고 있다. 더욱이 경쟁팀들의 전력 보강도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기아의 약점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상황이다. 윤도현까지 빠지면서 이제는 '누가 남았는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범호 감독. / 뉴스1
이범호 감독. / 뉴스1

하지만 반전의 여지는 여전히 존재한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김선빈, 김도영, 나성범 등의 복귀가 이뤄진다면 전력 회복이 가능하다. 여기에 불펜 정비와 외국인 선수들의 반등이 동반된다면 팀 분위기는 빠르게 바뀔 수 있다. 지금으로선 '언제 반등하느냐보다 그때까지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기아는 오는 경기들에서 내부 자원을 재정비해 다시 흐름을 되찾아야 한다. 더 이상의 부상 없이, 남은 전력으로 최선을 다해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튜브, MBC Sports+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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