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하다”던 '전체 1순위' 지명 박준현…학폭 처분 뒤집혀 ‘인정’

2025-12-0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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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판단 바뀌며 서면사과 처분

올해 한국프로야구(KBO) 신인드래프트에 ‘전체 1순위 신인’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된 충남 천안북일고 야구부 투수 박준현의 학교폭력 처분 결과가 뒤집혔다.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에 선발된 박준현. / 뉴스1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에 선발된 박준현. / 뉴스1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천안교육지원청이 천안북일고 야구부 투수 박준현에게 내렸던 ‘학교폭력 아님’ 처분을 취소하고 학교폭력 행위로 인정한 뒤 1호 처분인 서면 사과를 명령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학폭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결론이 행정심판 과정에서 바뀐 것이다.

사건은 같은 학교 야구부 선수 A 군의 신고로 시작됐다. A 군은 지난 5월 박준현으로부터 오랜 기간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다며 학폭 가해자로 신고했다. 그러나 당시 천안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박준현의 행위를 학폭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학폭 아님’ 처분을 내렸다.

A 군 측은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행정심판위는 박준현이 A 군에게 한 욕설 등 언행이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는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운동부 학생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단순한 갈등으로 보기 어렵고 피해자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행위라는 취지다. A 군이 야구부 내 집단 따돌림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다는 주장도 결정 과정에서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심판위는 박준현 측이 반성과 화해 의사를 보였다는 점 등을 고려해 처분 수위를 1호인 서면 사과로 정했다. 학교폭력 처분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지만 학폭 여부 판단이 뒤집힌 데 따른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에 선발된 박준현이 유니폼을 입고 있다. / 뉴스1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에 선발된 박준현이 유니폼을 입고 있다. / 뉴스1

이번 결정에 대해 박준현 측이나 A 군 측이 불복할 경우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다만 행정심판법상 천안교육지원청은 이번 결정을 불복할 수 없고 결과를 지체 없이 이행해야 한다.

박준현은 지난 9월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투수다. 전국 고교야구대회에서 10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하며 고교 최고 투수로 평가받았다.

드래프트 직전 학폭 의혹이 제기되자 박준현은 학폭 연루 사실이 없다는 서약서와 생활기록부를 제출했고, “떳떳하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버지인 박석민 전 두산 베어스 코치도 당시 “부당한 공격을 받고 있다”는 취지로 반박하며 논란이 이어졌다.

행정심판위 판단이 나오면서 박준현은 프로 입단을 앞둔 상황에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구단과 선수 측의 추가 입장, 당사자들의 법적 대응 여부에 따라 논란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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