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에 흐르는 하수도 따라가보니...전국에서 ‘이것’ 나왔다
2025-06-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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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 하수역학조사 결과 발표
전국 하수처리장에서 모두 불법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이 검출됐다. 특히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 필로폰 사용 추정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5년간 전국 주요 하수처리장에서 하수역학조사를 벌인 결과를 지난 12일 공개했다. 하수역학조사란 마약류 사용을 모니터링 하기 위한 조사기법으로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잔류 마약의 양과 종류를 분석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기법이다.
조사 결과, 전국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불법 마약류 메트암페타민(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이는 마약사범이 전국에 분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결과로 마약사범 1명이 한 번 사용할 필로폰 평균량(30㎎ 기준)을 감안하면 작년에는 약 3000명당 1명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암페타민, MDMA(엑스터시), 코카인 등 다른 마약 성분도 나타났다.
다만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필로폰을 포함한 주요 불법 마약류의 합계 사용 추정량은 2020년 1000명당 일일 평균 31.27㎎에서 2024년 15.89㎎으로 줄어들며 4년 연속 감소했다. 이는 미국 등 외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엑스터시 사용추정량은 2022년 2.58㎎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감소해 작년에 0.62㎎으로 줄었다. 코카인 사용추정량은 작년 1.23㎎으로 전년 1.43㎎보다 줄어들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역별 사용 추정량을 분석한 결과 필로폰은 인천과 경기 시화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됐다. 특히 인천은 천 명당 일일 평균 사용량이 27.08㎎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수 처리장별 일일 사용추정량에서는 인천 남항이 43.11㎎로 가장 높았고, 인천 가좌 22.87㎎, 경남 진주 21.48㎎, 경기 시화 20.70㎎ 순이었다.

또한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 필로폰 사용 추정량이 많았다. 식약처가 외국인 비율이 6% 이상이며 외국인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12개 하수처리장을 추려 조사한 결과 필로폰 사용 추정량은 전국 평균 대비 약 141%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 마약 사범 증가 경향과 일치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외국인 마약사범은 2022년 2573명에서 2023년 3151명, 지난해 3232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찰청‧대검찰청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합동단속반을 운영하여 외국인 밀집 시설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펼쳐 외국인을 통한 불법 마약 사용 확산을 막을 계획이다
또 식약처는 지난 5년간 조사 결과 기반으로 올해 하수 역학 조사 사업을 광범위하면서 정교하게 추적하기 위한 ‘우리 동네 하수 감시망’ 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기존 15종이었던 분석 대상 마약류 성분을 200여 종으로 대폭 확대하고, 신종 마약 유입 여부 및 사용 추세를 정밀 분석할 예정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전국 하수처리장(34개소) 모두에서 5년 연속 불법 마약류가 검출됐다는 것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며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불법 마약 사용 근절에 나서고 정부도 경각심을 갖고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