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원짜리 킹크랩... 너무 싸서 기대 안 했는데 먹고 깜짝 놀랐습니다

2025-06-14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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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시장에서 대충 구입한 1kg에 9000원짜리 킹크랩의 맛은...

김지민이 구입한 킹크랩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김지민이 구입한 킹크랩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새벽 4시.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의 활기가 채 가시지 않은 시각. 킹크랩 1kg이 단돈 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믿기 어려운 가격이다. 고급 식재료로 꼽히는 킹크랩이 이렇게 저렴할 수 있을까? 수산물 전문 유튜버 김지민이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직접 시장으로 향했다. 그의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에 13일 업로드된 영상 ‘수산시장에서 대충 산 9000원짜리 킹크랩, 먹어보고 깜짝 놀랐다’는 이 저렴한 킹크랩의 품질을 파헤친다.

김지민은 새벽 4시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방문한 시장에서 그는 먼저 킹크랩 판매대를 둘러봤다. 시장에는 살아있는 브라운 킹크랩과 죽은 블루 킹크랩이 주로 눈에 띄었다. 브라운 킹크랩은 관절에 핑크 젤리가 보이는지 확인하는 게 수율을 가늠하는 첫걸음이다. 핑크 젤리는 살이 꽉 찬 신호다. 블루 킹크랩은 관절이 허옇게 보여 수율이 낮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는 이 점에 유념하며 흥정을 준비했다. 한 판매대에서 브라운 킹크랩의 무게를 재보니 1.8kg에서 1.9kg 정도 나왔다. 가격은 1kg당 4만 원에서 2만 원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이날 가격이 생각보다 높게 느껴지자 그는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지민이 구입한 킹크랩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김지민이 구입한 킹크랩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김지민은 이어 갑각류 경매장을 방문했다. 하절기 기준 새벽 3시 30분에서 4시 30분 사이에 열리는 경매에선 주로 블루 킹크랩이 거래된다. 브라운 킹크랩은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김지민은 방금 낙찰된 브라운 킹크랩을 살펴봤다. 관절에 핑크 젤리가 보이는 개체도 있었지만, 허옇게 보이는 것도 섞여 있었다. 가격은 놀랍게도 kg당 9000원이었다. 그는 이 가격에 호기심이 생겨 8.2kg, 총 다섯 마리를 7만3800원에 구매했다. 마리당 평균 1만4765원, 평균 무게는 1.64kg이었다. 새벽 시장에선 현금 지불이나 송금만 가능하다. 거래 내역은 월말이나 월초에 세금계산서로 정리된다.

구매한 킹크랩을 언박싱하며 김지민은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일부러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대충 샀다고 강조했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저렴한 킹크랩의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포장된 킹크랩을 열어보니 다섯 마리 중 한 마리는 다리가 절단된 작은 개체였고, 다른 하나는 비교적 컸다. 특히 한 마리는 볼록한 외관으로 물이 찼을 가능성을 의심케 했다. 그는 이 킹크랩이 시장에서 물을 먹었는지, 아니면 그 전부터였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저렴한 가격은 매력적이었다.

김지민이 구입한 킹크랩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김지민이 구입한 킹크랩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김지민은 브라운 킹크랩이 저렴한 이유를 설명했다. 여름은 킹크랩 수요가 적은 비수기다. 이때 주로 들어오는 블루 킹크랩과 브라운 킹크랩은 겨울철 레드 킹크랩에 비해 가격이 낮다. 레드 킹크랩은 kg당 8만 원에서 10만 원에 달하지만, 블루 킹크랩은 5000원에서 1만 원 정도 저렴하고, 브라운 킹크랩은 그보다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브라운 킹크랩은 수율이 낮고 내장이 ‘물장’일 가능성이 70% 이상으로 높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브라운 킹크랩은 레드나 블루보다 맛이 뛰어날 때도 있다고 그는 전했다.

브라운 킹크랩을 고르는 방법도 공유했다. 색깔이 갈색이 아닌 보라색을 띠는 개체가 살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관절의 핑크 젤리는 살이 찼다는 증거다. 허옇거나 투명한 관절은 살이 적다는 신호다. 그는 킹크랩을 무작위로 골랐다고 다시 언급하며 저렴한 킹크랩의 품질을 확인했다.

김지민이 구입한 킹크랩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김지민이 구입한 킹크랩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손질 과정에서 그는 킹크랩의 주둥이를 찔러 체액을 빼냈다. 수율 체크 결과, 한 마리는 70~80%로 양호했고, 다른 한 마리는 마디가 허옇게 보여 빈약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는 물이 끓자 킹크랩 배를 위로 놓고 25분간 찌고 10분간 뜸을 들였다. 찐 킹크랩의 다리 수율은 약 60~70%. 다행히 텅 비진 않았다. 맛은 짜지 않고 부드러우며 단맛이 느껴졌다. 놀랍게도 ‘황장’이 가득 차 있었다. 그는 “1만 원짜리에서 뭘 바라”라면서도 이 정도 품질은 ‘반칙’ 수준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몸통살은 쫄깃하고 감칠맛이 뛰어났다. 특히 보라색을 띠는 개체는 장과 살이 풍부해 기대 이상이었다.

다만 모든 개체가 완벽하진 않았다. 다섯 마리 중 두 마리는 성공적이었고, 한 마리는 보통, 나머지 두 마리는 수율이 낮고 짠맛이 강했다. 그는 선어 킹크랩은 뜨거울 때 먹는 게 최적이라고 했다. 또한 구매 당일 저녁에 쪄 먹어도 문제없다고 했다. 하루 더 지나면 바닷물에 살이 절여져 짜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지민은 브라운 킹크랩의 특징을 정리하며 총평을 내렸다. 킹크랩 중 가장 저렴한 브라운 킹크랩은 시장에서 1kg당 3만 원 중반에서 4만 원 중반에 거래된다. 1.5kg 내외 마리가 6만 원 정도니 접근성이 좋다. 하지만 식당에서는 같은 활 브라운 킹크랩이 kg당 10만 원에 판매된다. 그는 새벽 시장에서 구매한 킹크랩이 식당에서 파는 것과 질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죽은 선어를 1kg당 9000원, 활어를 3만 원대에 구입한다면 훌륭한 거래라고 봤다.

‘수산시장에서 대충 산 9000원짜리 킹크랩, 먹어보고 깜짝 놀랐다’란 제목으로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에 13일 올라온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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