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흔한 잡초인 줄 알았는데…정력에 좋다고 소문난 뜻밖의 ‘나물’

2025-06-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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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 밭 언저리, 휴경지, 들판 등에서 자라는 식물

밭 귀퉁이, 길가, 황무지나 정원 구석에서 누구나 한 번쯤 마주쳤을 법한 잡초가 있다. 너무 흔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지만, 알고 보면 전통적으로 ‘정력에 좋다’고까지 소문난 식물이 있다.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뽀리뱅이. / 유튜브 '자연인은경'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뽀리뱅이. / 유튜브 '자연인은경'

이름도 낯선 이 나물의 정체는 바로 ‘뽀리뱅이’다.

국화과에 속한 2년생 초본인 뽀리뱅이는 키가 20~100cm까지 자라며, 줄기 밑동에서부터 여러 개의 줄기가 곧게 올라간다. 뿌리는 굵고 수염처럼 부드럽게 뻗으며, 잎은 도피침형 또는 선상피침형으로, 위로 올라갈수록 작아지고 깃털처럼 갈라지는 특성이 있다. 5~6월 사이 노란 꽃을 피우고 6월에 열매를 맺는다. 이 식물은 농촌의 밭 언저리나 길가, 구릉지 이하의 양지바른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잘 자란다. 특히 점토가 섞인 세립질 흙을 좋아하며, 적당히 습하고 공기가 잘 통하는 환경에서 더욱 왕성한 생장을 보인다.

이처럼 쉽게 접할 수 있는 뽀리뱅이는 예로부터 ‘은근초’라 불리며, 정력 강화에 좋은 약초로 여겨져 왔다. 뽀리뱅이 줄기를 자르면 속이 비어 있고 흰 유액이 나오는데, 이 진액이 바로 ‘정욕을 돋운다’는 속설의 핵심이다. 이 식물에는 사포닌, 이눌린, 우르솔산 등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이 함유돼 있으며, 이들 물질은 남녀 성호르몬의 분비를 돕고 신장 및 생식기관 기능을 촉진해 몸의 원기 회복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뽀리뱅이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뽀리뱅이 자료사진.

약성으로 보면 뽀리뱅이는 ‘황화채’라는 생약명으로 불리며, 전체 식물 또는 뿌리를 약재로 쓴다. 성질은 서늘하고 맛은 달면서도 약간 쓴맛이 나며, 해열과 진통, 해독, 염증 완화에 효과가 있는 식용 생약으로 분류된다. 한방에서는 감기몸살, 인후통, 편도선염, 유선염, 요로감염증, 백대하증, 류머티스성 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에 활용돼 왔다. 식용으로는 부드러운 어린잎을 데쳐 나물로 무쳐 먹거나 된장국 등에 넣어 향긋하게 즐기기도 한다.

뽀리뱅이는 생태적으로도 흥미로운 특징을 지녔다. 가을에 발아한 뒤 로제트형 잎으로 겨울을 나고, 이듬해 이른 봄부터 꽃대를 올려 반복적으로 꽃을 피우는 반복생식형 한해살이풀이다. 햇빛과 수분 조건이 맞으면 살아있는 동안 줄기마다 계속해서 꽃을 피운다. 생식에 집착하는 대표적인 잡초의 성격을 갖고 있는 셈이다.

뽀리뱅이. 자료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뽀리뱅이. 자료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특히 뽀리뱅이는 한 포기씩 흩어져 돋아나는 특성이 있어 잘 뽑히지만, 뽑아도 끊임없이 다시 자란다. 뿌리 근처에 개미가 보금자리를 만드는 장면도 자주 목격되는데, 이는 뽀리뱅이 뿌리가 덮은 흙이 보드랍고 통기성이 좋아 다양한 생물들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즉 뽀리뱅이가 자라는 공간은 생태적으로도 매우 건강한 환경이라는 의미다.

언뜻 보면 아무 데서나 자라는 흔한 풀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오랜 민간 경험과 약효, 그리고 식생 생태가 녹아 있다. 이름 역시 흥미롭다. ‘뽀리뱅이’라는 단어는 뿌리에서 막 줄기가 돋아나는 모습에서 유래한 방언적 표현으로, ‘뽀리’는 ‘돋아나다’, ‘불쑥 나오다’는 의미와 연결되며, ‘뱅이’는 사물이나 사람을 일컫는 접미어로 해석된다. 지역에 따라 ‘박조가리나물’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쓰지만 식용 가능한 나물로 여겨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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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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