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들 어쩌나…올해 정시 인문계 이과가 점령

2025-06-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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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인문계 합격 87%는 이과생

올해 서울과 수도권 주요 대학의 인문계 정시 모집에서 절반이 넘는 합격자가 이과 수학 선택과목인 ‘미적분’ 또는 ‘기하’를 택한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과생의 인문계 교차지원이 정시에서 보편화되면서, 인문계 수험생들의 합격 예측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5 정시 전략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시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5 정시 전략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시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15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서울 주요 17개 대학의 인문계 학과 340곳을 분석한 결과, 전체 합격생 가운데 55.6%가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이과 계열 학생으로 추정됐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과목별 합격자 비율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에서 이과생의 비율이 과반을 넘긴 셈이다.

이른바 ‘문과 침공’이라 불리는 현상은 2022학년도부터 도입된 통합수능 체제 이후 본격화됐다. 수험생이 선택한 수학 과목에 따라 표준점수의 유불리가 생기는 구조에서, 응시생 평균 실력이 높은 ‘미적분’과 ‘기하’ 과목의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최근 4개 학년도 동안 ‘미적분’과 ‘기하’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확률과 통계’보다 3점에서 최대 11점가량 높게 형성됐다. 2025학년도 기준으로도 이들 과목의 최고점은 ‘확률과 통계’보다 5점 높았다. 동일한 원점수를 받아도 이과 과목을 선택한 학생이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대학별로 보면 이과생 비율이 특히 높은 곳은 한양대 인문계 학과로, 합격생의 87.1%가 이과 수학을 선택했다. 서강대 역시 86.6%에 달했고, 건국대 71.9%, 서울시립대 66.9%, 성균관대 61.0%, 이화여대 60.3%, 중앙대 53.8%로 절반 이상이 이과생이었다. 연세대는 50.3%로 과반을 조금 넘겼고, 한국외대는 48.1%, 경희대는 46.6%로 집계됐다. 인문계 학과임에도 이과생 합격자 비율이 100%에 달한 학과도 21곳으로 확인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 학생들의 인문계 교차 지원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문과생의 정시 합격 예측은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능 채점 결과에서 선택과목 간 점수 차가 공개되지 않는 점도 합격선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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