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주 정상회담] 이 대통령 “호주 6·25 파병 덕에 한국 살아남아”

2025-06-1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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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진전 위해 협력 강화”

51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호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51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호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열린 제51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중 한 호텔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양국 정상이 지난 12일 전화 통화에서 국방·방산, 청정에너지, 핵심 광물 등 공급망 협력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이후 처음으로 대면으로 이뤄진 자리였다.

회담 초반 앨버니지 총리는 "전화 통화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렇게 만나 뵙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매우 가까운 사이처럼 느껴진다. 며칠 전 통화 때 목소리를 들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젊고, 미남이시다"라고 화답하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양 정상은 서로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며 친밀한 대화로 회담을 시작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한국전쟁 75주년을 언급하며 "곧 6·25전쟁 75주년인 것으로 안다. 6·25 전쟁에서 호주 군은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싸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협력 관계도 두텁게 가져가고 있다. 방산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을 해오고 있으며, 호주는 대한민국의 안정적인 에너지·자원 공급 국가"라고 강조했다. 호주는 한국전쟁 당시 약 1만 7000명의 군인을 파병해 연합군의 일원으로 참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말씀하신 것처럼 호주는 한국전쟁 당시 많은 수의 군인을 파병했고, 그 덕으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살아남아 이렇게 한자리에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경제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관계로, 앞으로도 협력할 분야가 매우 많다. 우리가 에너지와 자원 문제에 있어 호주의 의존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고 했다. 실제로 호주는 한국의 주요 자원 수입국으로, 철광석, 석탄, 천연가스 등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다가오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한국을 방문하고자 한다.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을 언젠가 호주에 모시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제가 호주의 자연경관을 너무 좋아해서 몇 번 방문한 일이 있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호주에 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1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한 호텔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를 만나 한·호주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1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한 호텔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를 만나 한·호주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진전을 위해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APEC 창설 멤버로서 오는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호주가 한국전쟁 참전국이자 오늘날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서 지역 및 국제 사회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양국이 오랜 신뢰와 연대를 바탕으로 국방·방산, 청정에너지, 핵심 광물을 포함한 공급망 등 제반 분야에서 활발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러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호주는 리튬, 코발트,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주요 생산국으로,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및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을 공급하고 있다. 양국은 2023년 체결한 '한-호주 핵심 광물 협력 협정'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이번 회담에서도 이를 심화하기로 했다.

회담 중 이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만나서 반갑다"고 했고, 앨버니지 총리는 "매우 친절하다"고 화답하며 양국 정상 간 우호적인 분위기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앨버니지 총리의 지난달 총선 승리와 2기 내각 출범을 축하했으며, 앨버니지 총리는 이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대통령실은 양국이 국방·방산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호주는 이미 2021년부터 방산 협력을 확대해 왔으며, 한국의 K9 자주포가 호주군에 수출된 바 있다. 또한 양국은 청정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호주는 재생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이며, 한국은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호주와 협력 중이다. 지난해 양국은 '한-호주 수소 협력 로드맵'을 발표하며 그린 수소 생산 및 수송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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