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숨은 위험은 바로 칫솔, 세균이 무려 500만 마리
2025-06-17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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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집에 숨겨진 세균 위험
칫솔 관리로 지키는 구강 건강
무더운 여름, 특히 장마철처럼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칫솔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가 자주 오고 습도가 높아지는 시기에는 세균 번식 환경이 좋아지기 때문에, 입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칫솔 위생 상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예방치과학회지에 따르면 칫솔모 1㎟에는 평균 약 500만 마리의 세균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마철처럼 욕실 내 습기가 쉽게 빠지지 않는 환경에서는 칫솔에 남아 있는 수분과 음식물 잔여물로 인해 세균이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 관리가 부실한 칫솔로 양치를 하면 입속 세균 수가 증가해 잇몸병, 충치, 입냄새 등 다양한 구강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습기가 가득한 욕실에 칫솔을 보관하는 가정은 많다. 그러나 욕실 내 환기가 원활하지 않거나 칫솔을 세워 놓은 상태에서 다른 칫솔과 닿아 있으면 세균이 쉽게 번지고 교차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이 함께 사용하는 칫솔꽂이에 여러 개의 칫솔이 밀착되어 있거나 통풍이 안 되는 뚜껑형 용기에 보관하는 것도 위생상 바람직하지 않다.
구강 전문의들은 양치 후 칫솔을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궈 칫솔모 사이 음식물 찌꺼기와 이물질을 제거하고, 가능한 한 건조한 장소에 보관할 것을 권한다. 특히 장마철에는 더운 물이나 정수기 온수, 혹은 끓인 물로 한 번 더 헹궈주는 것이 세균 번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칫솔을 살균기 없이 위생적으로 보관하고 싶다면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돌려 수분을 날려주는 방법도 있다.
칫솔을 소독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건양대학교 치위생학과 연구팀이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1% 희석 식초에 칫솔을 5분간 담갔을 때 세균 수가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식초에 포함된 산 성분이 칫솔모에 서식하는 각종 세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이 외에도 따뜻한 물에 베이킹소다를 조금 풀어 10분 정도 담가두는 것도 칫솔 세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베이킹소다는 염기성 물질로 세균이나 곰팡이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습기 많은 계절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칫솔은 매일 사용하는 개인 위생 도구지만, 관리 소홀로 위생 상태가 악화되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칫솔을 최소 2~3개월에 한 번씩 교체할 것을 권장하며, 여름철에는 그 주기를 더 짧게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칫솔모가 벌어졌거나 색이 변했다면 세균 증식이 활발하게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바로 새 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장마철이나 여름철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칫솔을 살균하거나 위생 상태를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구강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다. 칫솔 외에도 칫솔꽂이나 보관 용기 역시 함께 청소하고 건조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더운 날씨에 칫솔이 항상 젖은 채로 보관되면, 입속에 그대로 세균을 전달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습한 계절일수록 사소한 생활 습관이 건강을 좌우한다. 물을 끓이듯, 칫솔도 삶듯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