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면 사망…'청양고추' 먹고 쓰러지면 즉시 해야 하는 것
2025-06-1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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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고추 특유의 매운맛
매운맛의 위험성과 현명한 섭취 방법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청양고추는 특유의 강한 매운맛을 갖고 있다.
고기나 국물 요리에 풍미를 더해주고, 생으로도 즐겨 먹지만 간혹 그 매운맛이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청양고추는 일반 고추보다 훨씬 매운 품종으로, 잘못 섭취할 경우 입과 위 점막에 강한 자극을 주거나 심할 경우 일시적 의식 소실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청양고추의 매운맛은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에서 비롯된다. 이 성분은 고추의 맵기를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SHU)로 측정할 수 있다. 일반 풋고추의 스코빌 지수가 약 100~500 수준이라면, 청양고추는 평균 3000~1만 정도다.
특히 국내에서 재배되는 청양고추는 기후나 재배 방식에 따라 매운맛 강도가 달라질 수 있어, 외관만으로는 매운 정도를 예측하기 어렵다. 같은 품종이라도 기온이 낮고 일조량이 적은 환경에서 자란 고추는 매운맛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매운 고추를 갑자기 많이 먹었을 경우, 대부분은 입안 화끈거림과 위장 자극으로 끝나지만 체질이나 상황에 따라 더 심각한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혀와 목의 통증, 복부 통증, 호흡 곤란, 두통, 어지러움 등이 있으며, 예민한 사람의 경우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특히 위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드물지만 위경련이나 혈압 쇼크로 실신하는 사례도 있다.
청양고추 섭취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몇 가지 습관이 필요하다. 우선 고추를 생으로 먹기 전에 아주 소량만 베어 물어 맵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겉모습이 유독 짧고 땅콩처럼 두툼한 고추는 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꺼번에 먹지 말고 조금씩 나눠 먹는다. 맵기에 대한 민감도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고추는 익숙하더라도 조심하는 편이 안전하다. 고추를 손질할 때는 고무장갑을 끼는 것이 좋으며, 맨손으로 만진 후 눈이나 코를 비비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만약 청양고추를 먹은 후 호흡 곤란, 의식 저하, 가슴 통증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음식 섭취를 멈추고 안정된 자세로 눕힌 후 병원에 연락해야 한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찬 우유나 요구르트처럼 지방 성분이 풍부한 음료를 마시게 하면 캡사이신을 희석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물만 마시는 것은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되도록 유제품을 이용한다. 구토가 심할 경우 억지로 참기보다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토하게 하고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식이 없거나 경련이 나타날 경우 즉시 119에 연락해 응급 이송해야 한다.

육안으로 청양고추의 매운 정도를 정확히 판별하기는 어렵지만 몇 가지 힌트는 있다. 일반적으로 매운 고추는 껍질이 얇고 주름이 많으며, 꼭지 부분이 짧고 뭉툭한 모양일 때가 많다. 자른 단면에서 하얀 태좌 부위가 많이 보일수록 캡사이신 함량이 높다. 냄새도 확인할 수 있다. 매우 매운 고추는 자를 때 특유의 알싸한 향이 확 올라오며, 매운 향이 코끝을 찌르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적은 양을 먼저 맛보며 확인하는 것이다.
청양고추 자체가 위험한 식품은 아니다. 적당히 섭취하면 식욕을 돋우고 소화 촉진에도 도움이 된다. 또 캡사이신은 혈액순환을 돕고 항산화 효과도 있어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다. 다만 문제는 체질에 맞지 않게 많은 양을 갑자기 섭취하거나, 너무 맵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섭취했을 때 발생한다. 음식에 매운 고추를 넣을 경우에는 다른 사람의 입맛을 고려해 소량부터 시작하고, 어린이나 노약자가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는 청양고추 대신 일반 풋고추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