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끝난다고?”… 시청률 3%대에 머문 드라마의 씁쓸한 퇴장
2025-06-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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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도, 이야기의 결도 훌륭했다. 하지만 시청률은 끝내 4%를 넘지 못했다.
tvN 월화드라마 ‘금주를 부탁해’는 6월 17일, 총 11회로 종영했다. 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은 1회 3.4%로 시작해 마지막까지 한 번도 4%를 넘지 못했다. 4회 3.7%가 최고 수치였고, 11회는 3.1%였다. 회차별 평균은 3.0~3.4% 사이를 맴돌았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실패를 단순히 ‘저조한 시청률’로 말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한국 드라마 문법에서 보기 드문 ‘금주(禁酒)’를 메인 키워드로 삼았기 때문이다. 치유와 회복, 자기 제어라는 주제는 드라마적 흥미보다 현실적인 피로감으로 받아들여졌을 수도 있다.
반전은 있었지만, 시청률은 요지부동
16일 방송된 11회는 극적 반전의 연속이었다. 주인공 서의준(공명)이 수간호사 백혜미(배해선)의 아들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요양원 지하 밀실에 갇혀 있었다는 설정은 충격적이었다. 술병을 든 채 등장한 아버지와, 쓰러지는 백혜미의 장면은 강한 몰입을 유도했지만, 3.1%라는 시청률은 변함없었다.
결국 이야기의 흥미나 전개와는 무관하게, 이 드라마는 대중과의 교감 지점에서 벽을 넘지 못했다.

‘막장’ 없는 정통 휴먼드라마의 현실
*‘금주를 부탁해’*의 인물들은 모두 어떤 식으로든 ‘회복’의 서사를 지녔다. 한금주(최수영)는 알코올 의존 가족 속에서 자기 삶을 다잡고, 김광옥(김성령)은 가족 전체에 금주령을 선포한다. 갈등은 있었지만 자극은 없었다. 이는 의도된 선택이었다.
작품성 면에서 이 드라마는 “느리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 한국 드라마의 소비 시장에서 '정통 감성극'은 더 이상 안전한 선택지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배우들이 남긴 마지막 말
드라마가 끝나고, 출연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작별을 고했다.
최수영(한금주 역): “고등학생 시절부터 30대까지 한 사람의 인생을 연기하며 아주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함께 완성한 공명 배우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공명(서의준 역):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촬영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지막이라니 믿기지 않아요.”
김성령(김광옥 역): “건강을 해치는 음주 문화,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이 이야기가 그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상호(한정수 역): “소소한 일상을 다룬 작품이라 현장도 늘 따뜻했습니다.”
조윤희(한현주 역): “진심으로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고, 그만큼 시청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숫자는 낮았지만, 메시지는 또렷했다
‘금주를 부탁해’는 회차 수가 짧고 시청률은 낮았지만, 분명한 주제를 관통하며 끝까지 흔들리지 않은 드라마였다. 회복, 용서, 성장이라는 어쩌면 낯설고 느린 키워드들. 시청률이라는 냉정한 잣대는 이 드라마를 '실패작'으로 기록하겠지만, 어떤 시청자에게는 이 한 줄이 남을 것이다.
“그때 나는, 이 드라마 덕분에 내 가족을 돌아봤다.”
※ ‘금주를 부탁해’ 회차별 시청률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1회 (5/12): 3.4%
2회 (5/13): 3.0%
3회 (5/19): 3.2%
4회 (5/20): 3.7% ← 자체 최고 시청률
5회 (5/26): 3.2%
6회 (5/27): 2.8%
7회 (6/2): 3.1%
8회 (6/3): 2.7%
9회 (6/9): 3.1%
10회 (6/10): 3.0%
11회 (6/16): 3.1%
tvN은 6월 23일부터 추영우, 조이현 주연의 ‘견우와 선녀’를 후속 월화드라마로 방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