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베드신’에 난리 나더니…2%대로 식어버린 한국 드라마

2025-06-1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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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부터 베드신 장면에 시청률 3.3% 입소문 폭발했던 한국 드라마
본격적인 러브라인에도 3회 만에 2%대로 추락한 수목드라마

첫 회부터 ‘베드신’ 설정 하나로 화제의 중심에 섰던 드라마가, 단 3회 만에 시청률 2%대를 기록하며 조용히 식어갔다. 도발적인 시작만큼이나 예상 밖의 하락 곡선이었다.

KBS2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KBS Drama'
KBS2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KBS Drama'

KBS2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극본 전선영, 연출 이웅희·강수연)는 지난 6월 18일 방송된 3회에서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2.7%를 기록했다. 첫 회 3.3%로 시작해 2회에서 분당 최고 시청률 3.8%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하락이었다.

이 드라마는 현실의 여대생이 판타지 소설 속 단역 차선책(서현 분)으로 빙의하면서 시작됐다. 이미 존재하는 서사의 한가운데, 이름도 없는 인물이 중심축으로 들어가는 발상 자체가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첫 회부터 남주 이번(옥택연 분)과 나란히 함께 누워 있는 충격적 엔딩 장면이 더해지며, ‘첫날밤’이라는 파격 설정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다.

이후 전개는 빠르게 진행됐다. ‘그날 밤’ 이후의 후폭풍이 2회에 걸쳐 펼쳐졌고, 남주는 차선책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냈다. 그는 혼례를 강행하려 했고, 차선책은 이를 피하려 온갖 방법을 동원해 탈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특히 “모른 척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경고와 함께 차선책의 몽타주가 성문에 수배령처럼 붙는 장면, 그리고 출가를 시도한 그녀에게 “이미 초야를 치른 몸이라 비구니가 될 수 없다”는 설정은 시청자에게 웃음과 당혹, 몰입을 동시에 안겼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 스틸 컷 / KBS2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 스틸 컷 / KBS2

3회에서는 로맨스 전환점이 등장했다. 기절한 차선책을 위해 이번은 직접 산에 올라 약초를 구했고, 그 과정에서 호랑이와 마주치는 위기를 겪었다. 그는 여우구슬초를 손에 쥐고 흙투성이가 된 채 돌아왔고, 그런 모습을 본 차선책은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 흔들렸다. 하지만 곧 현실의 기억이 그녀를 붙잡았다. 대학 시절, 절친의 남자친구에게 고백을 받은 뒤 “남의 남자를 탐했다”는 비난에 시달리며 휴학했던 과거는 그녀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다.

차선책은 애써 원작대로 전개되기를 바라며, 조은애(권한솔 분)에게 남주를 돌려주려 했다. 그녀는 일부러 조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선문회에서 수수한 옷차림을 택했고, 조은애가 준비한 다과를 칭찬하며 주인공을 돋보이게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과는 반대로, 이번의 시선은 끊임없이 차선책에게 향해 있었다.

이번은 누군가 차선책과 통성명을 나누려 하자 단호하게 말을 끊었고, 조은애의 다과에는 무심했지만 차선책이 건넨 음식은 순순히 받아먹었다. 보물찾기 시간이 되자 차선책은 조은애가 휘청이며 이번의 품에 안기도록 상황을 유도했지만, 이번은 그녀를 피했고 조은애는 연못에 빠졌다. 그 후 결정적인 장면이 이어졌다. 물에 젖은 조은애를 돕는 대신, 이번은 자신의 칼부터 건져 올렸고, 칼을 조은애에게 겨누는 모습까지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또 한 번의 충격을 안겼다.

유튜브, KBS Drama

선문회가 흐트러지자 차선책은 마지막 카드로 폭탄주를 꺼내 들었다. 분위기는 잠시 활기를 띠었지만, 또 다른 변수들이 이어졌다. 정수겸(서범준 분)이 취했고, 조은애는 흑기녀 콘셉트를 시도하면서 연애 구도는 또 한 번 비틀렸다.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건. 갑작스럽게 폭탄주에 불이 붙으며 현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이때 이번은 망설임 없이 불속으로 뛰어들어 차선책을 품에 안고 구해냈다.

이 장면은 남주와 조연, 중심과 주변의 위치가 다시 뒤바뀌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혼란 속에서도 이번의 감정선만은 확고했다. 그녀를 향한 직진, 불길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감정은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배우 권한솔(왼쪽부터), 옥택연, 이웅희 PD, 배우 서현, 서범준, 지혜원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더 세인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는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로맨스 판타지극이다 / 뉴스1
배우 권한솔(왼쪽부터), 옥택연, 이웅희 PD, 배우 서현, 서범준, 지혜원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더 세인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는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로맨스 판타지극이다 / 뉴스1

시청률과는 별개로, 시청자 반응은 여전히 뜨거웠다. “잠시 주춤할 수 있죠! 오늘도 전 본방사수”, “너무 재밌어요 옥택연 하고 서현 케미 최고입니다”, “아니 왜 떨어진거지?ㅠㅠ”, “연기자들이 입체적으로 연기해 줘서 재밌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끊지 않고 본 드라마가 얼마 만인지”, “옥택연 사극물 자주 찍어줘요”, “연기 좋은데?” 등 드라마에 대한 열띤 반응이 이어졌다. 시청률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작품을 놓지 못하는 팬들의 존재였다.

KBS2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는 매주 수·목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단역이 남주의 마음을 뒤흔들고, 조연이 운명의 흐름을 바꿔버리는 이 예측불가 로맨스 판타지가 다음 회차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KBS2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 시청률 추이  / 네이버 캡처
KBS2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 시청률 추이 / 네이버 캡처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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