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808' 초비상... 식약처가 숙취해소제 효과 검증했는데 예상 못한 결과 나왔다
2025-06-1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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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해소제 89개 가운데 80개는 효과 입증했는데 여명808은…

식약처는 인체적용시험 실증자료를 갖추고 '술깨는' 등 숙취해소 관련 표현을 사용해 표시·광고하는 46개사 89품목을 검토한 결과, 39개사 80품목이 숙취해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그래미의 대표 제품인 '여명808'은 이번 검증에서 탈락했다.
식약처는 올해부터 숙취해소 관련 표현을 사용해 표시·광고하는 식품에 대해 인체적용시험 실증자료를 갖추고, 자율심의기구인 한국식품산업협회 심의 결과에 따르도록 하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지난 3월 해당 식품을 생산·판매하거나 예정하고 있는 제조업체들로부터 인체적용시험 등 실증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자료를 제출한 46개사 89품목에 대해 인체적용시험 설계의 객관적 절차·방법 준수 여부, 숙취 정도에 대한 설문, 혈중 알코올 분해 농도,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농도의 유의적 개선 여부 등을 살폈다. 임상시험·예방의학·식품영양 분야 전문가와 실증자료의 객관성·타당성을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숙취해소 표시·광고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에 근거해 시험설계의 객관적 절차·방법을 준수하고, 숙취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설문과 혈중 알코올·아세트알데히드 농도 등 평가항목의 유의적 개선(p<0.05)이 확인되는 경우 해당 자료의 객관성·타당성을 인정하고 있다. 유의적 개선은 시험 식품을 섭취한 대상자와 섭취하지 않은 대상자의 변화 정도를 비교했을 때 100명 중 95명에서 개선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번 검증에서 숙취해소 효과가 확인된 제품은 HK이노엔 '컨디션 헛개'와 삼양사 '상쾌환', 동아제약 '모닝케어 프레스온(PRESSON) G', 광동제약 '광동 더 진한 헛개차 골드라벨', 한독 '레디큐 드링크 오리지널', 롯데칠성음료 '깨수깡' 등 80품목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식약처가 요구하는 인체적용시험 기준을 충족하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숙취해소 효과를 입증했다.
반면 여명808을 비롯한 일부 품목은 실증자료의 객관성·타당성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식약처는 그래미 '여명808' 등 실증자료의 객관성·타당성이 미흡한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실증자료 보완을 요청했다면서 오는 10월 말까지 실증자료가 객관성·타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해당 제품의 숙취해소 표시·광고를 금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명808은 1998년 출시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숙취해소음료로 자리잡았으며, 세계 최초로 특허받은 숙취해소용 천연차라는 타이틀을 내세웠다. 그래미는 807번의 실패를 거쳐 완성했다는 스토리와 함께 여명808을 마케팅해왔지만, 이번 식약처 검증에서 실증자료의 객관성·타당성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위기를 맞게 됐다.
숙취해소음료 업계는 이번 식약처의 검증 결과가 업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명808처럼 오랫동안 시장을 선도한 제품이 위기를 맞으면서 소비자 선택 기준이 바뀌는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반면 검증을 통과한 제품들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컨디션 헛개'는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 타우린, 나이아신 등을 주성분으로 제조한 제품다. '상쾌환'은 환 형태의 숙취해소제로 콩에서 추출한 성분과 쌀 배아를 발효한 미배아콩발효물이 주요 성분이다. '모닝케어 프레스온 G'는 동아제약의 신제품으로 환과 액상이 분리된 이중 기밀 구조 용기에 담겨 있으며, 쌀눈 대두 발효 추출물(RSE-α)이 함유된 액상 100ml와 소형환으로 구성돼 있다. '광동 더 진한 헛개차 골드라벨'은 헛개나무 추출물 기반 제품이다. '레디큐 드링크 오리지널'은 액상 타입 숙취해소음료로 콩 추출 성분과 각종 비타민이 함유돼 있다. '깨수깡'은 탄산음료 형태의 숙취해소음료다. '여명808'은 개암, 오리나무, 마가목열매, 꿀, 대추, 생강, 박, 감초, 갈화 등을 우린 농축액을 주성분으로 하는 액상차 형태로 제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