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정말 예사롭지 않다
2025-06-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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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성동구 0.76% 급등
서울 아파트 가격이 6주 연속 상승폭을 키우며 집값 과열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성동구가 한 주 만에 0.76% 급등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남3구도 재건축 단지와 대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몰리며 시장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규제 강화 카드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부동산원이 19일 발표한 '6월 셋째주(1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6% 상승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월 둘째주(0.45% 상승)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2월 3일 상승 전환한 이후 20주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고, 최근 오름세는 더 가팔라지는 추세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5월 첫째주 0.08%에서 둘째주 0.10%, 셋째주 0.13%, 넷째주 0.16%, 이달 첫째주 0.19% 등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지난주에는 0.26%로 늘었다가 이번 주에는 0.10%포인트 뛰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오름폭이 컸다. 특히 마용성에선 기록 경신이 속출하고 있다. 성동구가 0.76% 올라 2013년 4월 다섯째주 이후 약 12년 2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마포는 0.66% 오르며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용산도 0.71% 올라 2018년 2월 셋째주(0.61%) 이후 7년4개월만에 최대 상승률 기록을 썼다.
강남권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번주 강남구는 0.75%, 서초구는 0.65% 상승하며 나란히 지난 3월 셋째주(강남 0.83%, 서초 0.69%) 이후 13주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주 0.71% 상승했던 송파구는 이번주에도 0.70% 올랐다. 강동구도 0.69% 오르며 2018년 9월 둘째주(0.80%) 이후 6년9개월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승세에 강남 3구에 강동구를 더한 동남권의 매매가격지수도 2018년 1월 넷째주(0.79%) 이후 7년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25개 자치구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성동구는 금고·하왕십리동의 선호 단지 위주로 매매값이 상승하는 분위기다. 강남구는 압구정과 대치동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집값 상승세가 감지됐고, 마포구는 아현·염리동 위주로 오르는 추세다.
최근 성동구와 강남3구 등 인기 지역에서는 매물이 빠르게 줄고, 호가가 연일 오르며 실제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매도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과 집값 상승 심리에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대폭 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부담도 한층 커지고 있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 및 대단지 등 선호단지 중심으로 매도 희망가격이 상승하고, 매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상승 거래 사례가 포착되는 등 서울 전체적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집값 과열 조짐이 보이면서 정부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발표 직후 부동산 시장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서울 부동산시장 상황이 엄중하다"며 "모든 정책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지역의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규제 강화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금리 인하 기대감, 전세 시장 회복, 투자 수요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내달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시행이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경기에선 성남과 과천의 상승세가 지속됐다. 성남이 0.44% 오른 가운데 재건축이 추진 중인 성남 분당구가 0.60% 올라 전주(0.39%)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과천도 전주보다 0.13%포인트 오른 0.4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는 0.03%, 인천은 0.01% 각각 올랐다. 수도권 전체로는 서울의 급등세에 힘입어 0.13% 상승했다.
서울과 달리 지방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방은 이번주 0.03% 내리며 전주의 낙폭을 유지했다. 5대 광역시는 0.04% 내리고, 8개도 역시 0.02% 하락했다. 세종은 0.10% 올랐으나 전주(0.18%)보다는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오르며 전주(0.03%)보다는 상승폭이 커졌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와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서울은 0.07% 올랐으나 상승률은 전주(0.08%)보다 소폭 줄었다. 강동구(0.30%), 동작구(0.15%), 영등포구(0.14%), 광진구(0.13%) 등은 올랐으나 서초구(-0.07%)는 소폭 하락했고, 성동구가 0.02% 내리며 16주만에 하락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