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만 2000억 대박인데 드디어 한국판 개봉… 입소문 제대로 터진 화제의 '한국 영화'

2025-12-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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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팬들 사이서 난리 난 캐스팅 조합

구교환과 문가영의 만남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영화 ‘만약에 우리’가 올 연말 극장가의 최대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영화 '만약에 우리' / 쇼박스 SHOWBOX
영화 '만약에 우리' / 쇼박스 SHOWBOX

독보적인 개성을 가진 두 배우의 멜로 조합과 원작의 높은 인지도가 맞물리며 예비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실과 충돌하는 ‘가난한 연인’의 기록

‘만약에 우리’는 2018년 중국에서 큰 흥행을 거둔 유약영 감독의 ‘먼 훗날 우리’를 한국적 정서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인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는 2018년 개봉 당시 중국에서 약 2,000억 원에 가까운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2020년 중국 멜로 영화 흥행 순위 1위에 올랐다.

영화는 10년 전 풋풋했던 시절 우연히 만나 사랑하고 이별했던 남녀가 다시 재회하며 지난 시간을 되짚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일반적인 로맨스 영화들이 제3자의 개입이나 집안의 반대 등 외부적 요인으로 갈등을 빚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은 인물들 사이의 관계적 엇갈림이 크지 않은 편이다.

극 중 강민재(이상엽)라는 인물이 등장하지만 긴장감을 조성하는 정적은 아니며, 이들의 사랑을 가로막는 부모님의 존재감도 미미하다. 주인공 이은호(구교환)는 아버지만 있고, 정원(문가영)은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설정이다. 조력자로 등장하는 은호의 아버지(신정근) 역시 이들의 관계를 묵묵히 응원한다.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이 소멸해가는 결정적 이유는 ‘가난한 연인’들이 현실의 벽과 충돌하며 겪게 되는 내면의 균열에 있다.

꿈이 짐이 되어버린 현실 공감 로맨스

영화 '만약에 우리' 포스터 / 쇼박스 SHOWBOX
영화 '만약에 우리' 포스터 / 쇼박스 SHOWBOX

이 작품의 핵심 갈등은 인물의 내면에서 기인하는 괴로움에 있다. 두 사람에게 ‘꿈’은 처음에는 가슴 벅찬 설렘이자 고단한 현실을 버티게 해주는 수단이었으나, 어느 순간 서로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으로 변질된다. 현실의 무게가 감당하기 어려워질수록 꿈은 상대에게 모진 말을 내뱉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만약에 우리’는 이러한 지점을 통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보편적인 사랑의 서사를 구성하며 현실 공감 로맨스로서의 색채를 분명히 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10년의 세월을 안정적으로 담아냈다. 구교환은 10년 전의 풋풋함과 10년 후의 정적인 분위기를 대비시키며 극의 서사를 노련하게 이끈다. 특히 본인의 실제 연령대와 어울리는 30대의 안정적인 연기가 돋보인다. 첫 성인 역 주연을 맡은 문가영 역시 20대 초반의 싱그러운 모습보다 감정이 겹겹이 쌓인 30대의 정원을 연기할 때 한층 깊이 있는 감정선을 보여준다. 두 배우는 자극적인 전개 없이도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내면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극의 밀도를 높였다.

성숙한 이별과 현실의 피로감 사이

영화 '만약에 우리'  / 쇼박스 SHOWBOX
영화 '만약에 우리' / 쇼박스 SHOWBOX

영화는 10년 전 서로에게 공허함을 남겼던 이별을 다시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감정을 정리하며 성숙한 이별을 맞이하거나, 혹은 지난 감정을 되살려보는 등 관객 저마다의 사유를 이끌어낸다. 다만 주연 배우 두 명의 서사에 온전히 집중하다 보니 영화 전체적으로 다소 허전하게 느껴지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가난한 연인은 필연적으로 실패한다는 서사의 흐름은 극적인 신화가 부재해 현실의 피로감을 그대로 전달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사랑에게 못다 한 말을 건넬 수 있다는 설정은 보는 이에 따라 후련함을 선사하거나, 지나간 시절에 대한 깊은 소회에 젖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유튜브, 쇼박스

유튜브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개봉 전부터 영화에 대한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예비 관객들은 "구교환이 보여주는 정통 멜로라니 상상만 해도 기대된다", "문가영의 감성적인 분위기와 연말 겨울 느낌이 너무 잘 어울린다"며 주연 배우들의 케미스트리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특히 원작을 감명 깊게 본 시청자들은 "원작의 그 먹먹함을 한국 버전이 어떻게 살렸을지 궁금해서라도 극장에 꼭 갈 것 같다"거나, "가난 때문에 사랑을 놓쳐본 사람이라면 예고편만 봐도 눈물이 난다"는 등의 댓글을 남기며 현실적인 공감대에 주목하고 있다.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조용히 자기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를 기다려온 이들 사이에서 '올해 마지막 눈물 버튼'이 될 것이라는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는 추세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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