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사태... 국정위 “이러면 좋지 않다” 경고하며 검찰 업무보고 중단시켜

2025-06-2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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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도, 형식적 요건도 못 갖췄다” 지적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검찰청 업무보고에 자리하고 있다.  / 뉴스1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검찰청 업무보고에 자리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정부 인수위원회 기능을 담당하는 국정기획위원회가 검찰청 업무보고를 중도에 중단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검찰에 대한 보고가 중단됐고, 다시 보고받는 것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단 사유에 대해 조 대변인은 "대통령 핵심 공약 내용이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고, 공약 절차의 이행이라는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진행된 검찰청 업무보고에서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의 구두 업무보고가 끝난 뒤 국정기획위 정치행정분과 위원들은 질의 대신 회의를 중단하고 업무보고를 다시 받기로 결정했다.

국정기획위원회 정치행정분과 전문위원을 맡은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검찰청 업무보고에 자리하고 있다. / 뉴스1
국정기획위원회 정치행정분과 전문위원을 맡은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검찰청 업무보고에 자리하고 있다. / 뉴스1

조 대변인은 "검찰 업무보고를 받고 나서 잠시 회의를 중단하고 (분과위원들이) 별도로 논의해 정리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의) 구두 업무보고 내용 자체가 워낙 형식적 요건이 부실했기 때문에 중단하고 다시 보고할 것으로 요청하며 그렇게 정리됐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는 대선에서 수사·기소 분리를 핵심으로 하는 검찰 개혁을 공약한 바 있다. 이 같은 공약에 대한 이행계획이 미흡했을 가능성이 크다.

조 대변인은 "보통 정책공약집과 대통령 발언 등을 근거로 삼아서 공약 이행계획을 구체적으로 보고서로 작성하는데 오늘 검찰 보고서는 이런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며 "꼼꼼하게 관련 공약과 자료들을 숙지·참고하면서 이행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측은 이에 대해 "보강자료를 늦게라도 제출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변인은 "(업무보고를) 다시 작성해서 제출하고 추후 다시 보고받는 것으로 논의하는 상황"이라며 국정기획위가 오는 24일까지 추가 자료를 제출받은 후 25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2차 업무보고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검찰의 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검찰이 지금과 같은 행태를 보인다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좋지 않다"며 "묵묵하게 자기 역할과 임무를 다하는, 일선에서 고생하는 검찰 직원들, 검사·수사관·행정직원들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눈높이와 상식을 갖고 정의를 구현하는 수사기관이 될 수 있도록 검찰은 개전의 노력을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면 국민의 응원을 받는 조직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지난 18일부터 전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국정기획위가 특정 기관에 대한 보고를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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