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체리 수입 급감하자…반사이익 제대로 기대 중인 '한국 과일' 정체
2025-06-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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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이상기상 때문에 수입 급감한 미국산 체리
미국산 체리 수입이 급감하면서 뜻밖의 반사이익을 노리는 국산 과일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해 미국 현지 체리 생산이 줄고 품질까지 낮아지자, 국내 복숭아·자두·살구 등 여름철 대표 핵과류가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농민신문 등에 따르면 최근 관세청 집계에서 5월 한 달간 국내로 들어온 신선 체리 수입량은 909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50톤에 비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 시기 수입 체리 대부분이 미국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여름 과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수입 급감의 원인으로는 미국 현지의 이상기상이 꼽힌다. 농민신문에 따르면 손우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과일관측팀 연구원은 "체리 수정시기에 캘리포니아에 비가 많이 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생육기 고온 현상까지 겹치며 열과 현상이 발생해 상품성도 크게 떨어졌다. 가락시장 동화청과 안용덕 이사는"미국산 체리 수입단가가 올라간 반면 품위는 떨어져 수입 과일 취급업체들이 국내 반입량을 대폭 줄였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국산 여름 과일들이다. 6~7월은 국내 복숭아, 자두, 살구가 본격 출하되는 시기다. 미국산 체리의 가격이 부담스러워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신선한 국산 핵과류가 대체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경북 영천 조합공동사업법인의 최병호 팀장은 "천도복숭아, 자두, 살구는 지금부터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된다. 수입 과일의 자리를 일부라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농민신문에 밝혔다. 특히 국산 체리도 덩달아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오래가진 않을 수 있다. 본격적인 미국 체리 성수기가 시작되면, 현재의 수급 불균형이 일부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여름은 국산 과일에 있어 분명 기회의 시간이다. 수입 체리의 부진은 예기치 못한 변수지만, 국내 생산자들에겐 판로 확대와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적기가 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품질 좋은 국산 과일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는 시점이다.
이들 국산 과일이 단지 대체재로만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복숭아, 자두, 살구는 모두 뛰어난 건강 효능을 가진 대표적인 여름 제철 과일이다. 복숭아는 심장 건강을 돕고 고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비타민 C와 A, 철분, 아연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도 좋으며, 니코틴 해독과 간 기능 보호에도 도움을 준다. 항산화 성분도 많아 피부 노화 방지와 피로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자두는 피로 회복과 면역력 증진에 좋은 유기산과 비타민 C가 풍부하다. 식이섬유와 소르비톨 덕분에 장 건강에도 유리하고,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눈 건강과 항암 효과에 기여한다. 칼로리가 낮고 수분이 많아 다이어트 식단에도 적합하다. 피부 미용에도 이롭다.
살구 역시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베타카로틴과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며, 기관지와 폐 건강에도 좋은 전통적인 여름 과일이다. 특히 베타카로틴과 퀘르세틴 등의 항산화 성분은 세포 손상을 막고 암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