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소속팀 완승 기여했는데…'얼굴 모자이크' 당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

2025-06-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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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서 실제 벌어진 못 말리는 일

무더위 속에서 치러지고 있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경기장 모습 / AP-연합뉴스
무더위 속에서 치러지고 있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경기장 모습 / AP-연합뉴스

못 말리는 일이 북한 방송에서 벌어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세계적인 한국 축구 선수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21일 연합뉴스에 보도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TV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경기를 중계하면서 못 말리는 일을 저질렀다.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뛰는 세계적인 한국 축구 선수인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 슛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버렸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간의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지난 20일 중계했다.

당시 경기에서 파리 생제르맹은 후반 추가시간에 상대 팀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PK)을 따냈다. 골 기회를 잡은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이 키커로 나서 왼발 슈팅을 날려 4-0 승리에 쐐기를 박는 멋진 골을 넣었다.

그런데 이 장면을 전한 북한 조선중앙TV는 이강인이 득점하는 장면에서 등 번호와 선수의 얼굴이 보이지 않게 가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북한 조선중앙TV "이 경기에서는 PSG팀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팀을 4대 0으로 이겼다"라고만 짤막하게 소개할 뿐, 득점을 올린 선수가 누구였는지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보통 오후 5시 뉴스가 시작되기 전 1∼2시간 동안 스포츠 경기를 방영한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경기도 편성한다. 그러나 이강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등 한국 축구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는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중계할 당시에도 태극기를 모자이크 처리한 적이 있다.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17(17세 이하) 여자 아시안컵을 보도할 때는 한국 선수 유니폼의 소매에 달린 태극기를 모자이크 처리했다. 또 한국 축구 선수들을 '괴뢰 한국팀'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방송의 내용과 형식까지 지휘하는 만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모습을 주민들에게 노출하고 싶지 않은 북한 당국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다음은 당시 북한 조선중앙TV 방송 장면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0일 20시 정규 보도시간에 국제스포츠 뉴스를 다루는 코너에서 2025년 클럽월드컵 조별 예선경기를 소개하는 가운데 PSG 이강인 선수의 패널티킥 쐐기골 장면에서 이강인(빨간원)선수의 골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방송했다. 방송은 이강인 선수에 대해 일절 언급조차 안했다. / 북한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20일 20시 정규 보도시간에 국제스포츠 뉴스를 다루는 코너에서 2025년 클럽월드컵 조별 예선경기를 소개하는 가운데 PSG 이강인 선수의 패널티킥 쐐기골 장면에서 이강인(빨간원)선수의 골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방송했다. 방송은 이강인 선수에 대해 일절 언급조차 안했다. / 북한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20일 20시 정규 보도시간에 국제스포츠 뉴스를 다루는 코너에서 2025년 클럽월드컵 조별 예선경기를 소개하는 가운데 PSG 이강인 선수의 패널티킥 쐐기골 장면에서 이강인(빨간원)선수의 골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방송했다. 방송은 이강인 선수에 대해 일절 언급조차 안했다. / 북한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20일 20시 정규 보도시간에 국제스포츠 뉴스를 다루는 코너에서 2025년 클럽월드컵 조별 예선경기를 소개하는 가운데 PSG 이강인 선수의 패널티킥 쐐기골 장면에서 이강인(빨간원)선수의 골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방송했다. 방송은 이강인 선수에 대해 일절 언급조차 안했다. / 북한 조선중앙TV-연합뉴스

한편 이후 치러진 경기에서 이강인의 파리 생제르맹은 남미의 챔피언 보타포구(브라질)에 일격을 당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지난 20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의 로즈 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전반 36분 이고르 제주스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보타포구에 0-1로 패했다.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인 파리 생제르맹은 지난 16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이날 보타포구에 이겼더라면 대회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할 수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1승 1패(승점 3, 4득점 1실점)를 올린 파리 생제르맹은 2연승(승점 6)을 거둔 보타포구에 이어 조 2위로 내려앉았다. 파리 생제르맹은 3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1승 1패, 3득점 5실점)와 승점은 같지만 골 득실에서 앞섰다.

파리 생제르맹의 대회 16강 진출 여부는 오는 24일 워싱턴주 시애틀의 루멘 필드에서 열리는 시애틀 사운더스(미국)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결정되게 됐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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