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왜 자기가 한 말 뒤집고 이란 공격 지시했을까

2025-06-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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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핵무기 개발 임박했다는 위기의식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트럼프 대통령 인스타그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트럼프 대통령 인스타그램

미국이 21일(현지시각) 이란 핵시설 3곳을 직접 공격하면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군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 아래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핵시설 3곳을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 GBU-57을 동원해 전격 공습했다.

이 공격은 이란 핵문제와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나아가 중동 정세에 중대한 전환점을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이라며 모든 비행기가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에 이어 미국이 직접적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을 겨냥한 첫 군사 행동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트럼프 대통령 인스타그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트럼프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일어서는 사자' 작전으로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 목표물 약 100곳을 공습하며 이란-이스라엘 전쟁을 촉발했다. 이스라엘은 200대 이상의 전투기, 포함 F-35I 아디르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해 나탄즈 핵시설의 지상 시험용 농축시설을 파괴하고,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모하마드 바게리 참모총장 등 고위 군 지휘관과 핵과학자들을 표적 살해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나탄즈 시설에서 방사능 및 화학 오염을 확인했으나, 지하 농축시설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봤다. 이란은 이에 대응해 150~200기의 탄도미사일과 100대 이상의 샤헤드 드론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최소 280명의 사상자를 보고했다.

B-2 스피릿 폭격기의 벙커버스터 폭탄 투하 모습. / 'K-CORPS' 유튜브 영상 캡처
B-2 스피릿 폭격기의 벙커버스터 폭탄 투하 모습. / 'K-CORPS'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의 직접 개입은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8일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2주 안에 이란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나, 불과 이틀 만인 이날 공습을 감행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이란에 시간을 준다"는 발언이 연막전술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국이 이스라엘 공습을 무기 공급으로 간접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 핵시설 타격에 나선 데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임박했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이스라엘의 거듭된 지원 요청, 그리고 미국의 초당적 대이스라엘 지지 기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 아브라함 협정과 주이스라엘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등 이스라엘에 대한 강한 지지를 보여왔다. 이는 미국-이스라엘 간 '인지 동맹'으로 불리는 특별한 관계를 반영한다.

이란 핵문제는 2002년 반정부 단체의 폭로로 시작돼 2015년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으로 일시 진정됐으나 2020년 이란이 협정 이행을 중단하며 다시 악화했다.

IAEA는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했다고 선언했고, 이란은 첨단 IR-6 원심분리기를 설치하며 농축 활동을 확대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란이 무기급 우라늄을 1년 내 생산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매달 300기의 탄도미사일을 생산해 자국을 위협한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자신의 임기 초반에 중대한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선제적 군사 행동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공습은 이란의 반응과 확전 가능성에 따라 중동 정세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란은 이스라엘로부터 테헤란 메흐라바드 국제공항,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국방부 본부 등을 공습당해 이미 피해를 입었다. 이번 미국의 추가 공격으로 최소 78명 사망, 329명 부상, 고위 지휘관 20명 이상 사망의 피해가 발생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부 장관은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으나, 우라늄 농축 권한을 자주권으로 주장하는 탓에 협상 타결 가능성은 낮다. 이란은 중동 내 미군 기지에 보복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란 동맹인 예멘 후티 반군과 레바논 헤즈볼라가 가세할 경우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위험도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습이 이란 정권교체가 아닌 핵무기 저지를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으며 지상군 파견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란의 핵시설이 일부만 파괴되고 기술과 인력이 남아 있는 한 핵 프로그램 재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IAEA는 나탄즈 지하 시설이 온전하다고 보고했으며, 전문가들은 미국의 벙커버스터만으로는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이란 지도부가 이번 공격을 계기로 내부 통제를 강화하며 핵 개발에 더욱 매진할 가능성도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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