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고생 3명 동반 사망] 같은 학교 친구들 입에서 이런 말 나왔다
2025-06-2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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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도 학부모도 "강사와 갈등 있었다" 주장
21일 오전 1시 39분쯤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한 예술계 고등학교에 다니던 2학년 여학생 3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오전 2시 11분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모두 숨졌다. 셋의 빈소는 부산 시내 병원에 각각 마련됐다.
학부모들은 부산일보에 학생들이 모두 밝고 정상적인 아이들이었고 예체능 쪽으로 미래가 촉망받는 아이들이었다고 밝혔다.
숨진 여학생들은 사고 하루 전인 20일에도 정상적으로 등교해 수업에 참여했다. 전공 수업 시간에 한 전임 강사가 이들 중 한 명의 태도를 지적하며 "그런 식으로 할 거면 뒤로 가고 하지 말라"는 취지로 훈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학생은 “사건 당일 수업 시간에도 전공 강사가 학생의 실습이 시작된 지 20~30초 만에 음악을 멈추고 숨진 친구 중 한 명에게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며 공개적으로 면박을 줬다”고 증언했다. 해당 강사는 지난 3월 새로 부임한 인물이다.
같은 학년 학생들은 숨진 친구들이 해당 강사와 수 차례 마찰을 빚었다고 증언했다. A양은 “학생들이 전임 강사에게 전공 수업 시간에 자습 시간을 요구했고 이 문제로 다툼이 있었다”며 “숨진 친구들은 실기 수업에 자주 참여를 안했는데 선생님이 따로 불러서 아이들을 혼내기도 한 것으로 안다”고 부산일보에 밝혔다.
문제의 학교가 10년 넘게 관선 이사 체제로 운영되며 행정이 부실한 점이 비극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고매체는 전했다.
학부모 B 씨는 매체에 “강사가 아이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자주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관련 자료를 모아 고소를 준비를 하고 있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파트 옥상에선 학생들의 가방과 휴대전화가 발견됐다. 자필 유서도 나왔다. 한 학생의 휴대전화에선 가족에게 남긴 1분가량의 짧은 영상이 나왔다. 유서엔 학업에 대한 부담, 학교생활에 대한 언급, 대학 입시와 관련한 고민 등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경찰 수사와 교육청 감사에서 이 유서의 내용이 사망 원인을 밝히는 핵심 단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매체에 따르면 숨진 학생들은 사망 전 가족들에게 마지막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한 학생의 어머니가 다른 두 학생의 어머니에게 연락해 상황을 공유한 뒤 경찰에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부산시교육청은 공동대책반을 구성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 교육청은 학생들이 숨진 날 오전 10시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하고 교육감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중등교육과장 등을 중심으로 공동대책반을 구성해 사망 경위를 자체 조사하고 해당 학교에 대한 특별감사에도 착수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