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50억, 액수 이상의 감동... BTS 슈가와 관련한 대형 소식이 전해졌다
2025-06-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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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료원 연예인 기부금으로는 역대 최고액
사회복무 마지막 날까지 조용히 자신을 성찰했던 방탄소년단(BTS) 슈가(민윤기)가 소집해제 이틀 만에 50억원이라는 거액을 쾌척하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23일 병원 제중관 1층에서 슈가의 기부로 건립되는 '민윤기 치료센터'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여름 음주운전 논란을 일으킨 슈가가 조용한 복무 기간에 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청소년의 치료와 사회적 자립을 돕기 위한 이 특별한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준비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오는 9월 완공 예정인 민윤기 치료센터는 언어·심리·행동 치료 등 소아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지원하고 임상·연구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슈가가 이번에 세브란스병원에 전달한 기부금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물론 연세의료원 전체를 통틀어 연예인 기부금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슈가는 방탄소년단 활동 중에도 꾸준한 나눔 활동과 함께 정신 건강, 심리·행동 문제, 특히 청소년 우울증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며 "그는 음악이라는 본인의 재능과 역량을 통해 도움을 줄 방법을 모색해왔다"고 설명했다.
슈가는 지난해 11월 소아정신과 분야의 권위자인 세브란스병원 천근아 교수와 인연이 닿았다. 몇 차례 만남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에게는 단기적 치료보다 생애주기에 맞는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증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려면 10년 이상의 중장기적 치료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치료센터 건립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해 50억원을 쾌척하기로 했다.
슈가와 천 교수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치료센터 건립과 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한 음악 활용 사회성 훈련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에 음악적 콘텐츠를 접목한 사회성 집단 프로그램인 '마인드'(MIND: Music, Interaction, Network, Diversity)가 개발됐다.
'마인드' 프로그램은 '음악을 통한 상호작용과 감각적 경험을 높이고, 사회적 관계 형성과 소통하는 기회를 접하며, 공동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는 과정을 배우고, 개별적 다양성을 존중하며 함께 어울리는 사회를 배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프로그램 참가 아동들은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음악에 맞춰 글을 짓고, 음악과 글을 통해 감정과 생각을 표현한다.
슈가는 지난 3월부터 주말을 활용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직접 만나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다. 슈가는 기타 등 악기를 직접 연주해 아이들이 리듬과 화음을 맞추고, 음악을 통해 상호작용하며, 감정 표현을 확장하도록 도왔다. 아이들에게 악기 연주를 가르치기도 했다.
세브란스병원은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아이들의 감정과 언어표현이 확연히 늘어났고, 다른 아이들과 협력하거나 기다리는 과정에서 사회성도 훈련됐다"고 효과를 소개했다.
언어치료만 받을 때는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오 모(10) 군과 이 모(12) 군은 악기를 스스로 선택하고 박자를 맞춰 연주했다. 또 평소 언어와 감정 표현이 거의 없던 김 모(18) 군은 색소폰을 불며 다른 아이들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민윤기 치료센터는 앞으로 '마인드'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고, 자립형 음악 프로젝트 모델을 구축한다. 오는 9월 센터 완공 이후에는 정규 프로그램도 확대 신설한다.
슈가는 "지난 7개월간 천 교수와 함께한 프로그램 준비와 봉사활동을 통해 음악이 마음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소중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의 치료 과정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큰 감사이자 행복이었다. 더 많은 아이가 우리 사회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늘 진지하고 지성적인 태도로 한결같이 보여준 슈가의 성실한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음악이란 매체를 통해 독립적인 존재이자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과,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장애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민윤기 치료센터와 '마인드'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슈가는 과거 교통사고로 인한 어깨 부상으로 2022년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다. 2023년 9월부터 서울 시내 모처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이행했다.
대체복무 중이었던 만큼 사건 이후 조용히 10개월을 보낸 슈가는 21일 소집해제되면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2년 동안 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특히나 오랫동안 제가 해왔던 이 일들과는 잠시 거리를 두고 한 발짝 떨어진 자리에 있어 봐야겠다는 마음도 있었다"며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는데 이번 시간을 통해 스스로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슈가는 "지난해 있었던 일로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 무엇보다 팬분들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는 점이 너무 속상했다"며 "저 때문에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이 무거웠을 멤버들에게도 미안했다. 앞으로 더더욱 여러분이 주신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슈가의 기부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잘한 건 잘 한 걸로 인정", "50억 원이라니 대단하다", "전문가와 소통하며 프로그램까지 만들다니 대단하다", "자폐환자 가족에게 큰 힘이 될 듯"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방탄소년단은 슈가의 복무를 끝으로 전원이 사회에 복귀하게 됐다. 진과 제이홉이 지난해 6월과 10월, RM과 뷔는 지난 10일, 지민과 정국은 지난 11일 각각 육군 현역으로서 만기 전역했다. 이들은 데뷔 12주년 당일인 지난 13일 제이홉 앙코르 콘서트 현장에서 팬들에게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하며 건재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