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는 것도 벅찬데… 오히려 모기 4000만 마리 뿌렸다?

2025-06-2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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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마우이섬, 모기 4000만 마리 살포

여름철 모기를 잡아도 모자란 시기에, 오히려 모기를 일부러 살포하는 곳이 있어 화제다.

모기 / AU USAnakul-shutterstock.com
모기 / AU USAnakul-shutterstock.com

22일(현지시간) 미국 복스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하와이 마우이섬 숲에서 거대한 드론을 이용해 모기를 담은 캡슐을 살포하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 현재까지 약 4000만 마리 이상 살포했고 최근에는 대형 드론을 이용해 더욱 넓고 접근이 어려운 지역까지 방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하와이의 고유 조류를 감염병으로 보호하기 위한 생태 전략이다.

하와이 고유 조류는 모기를 매체로 전파되는 조류 말라리아에 취약하다. 모기는 원래 하와이 토착종이 아니지만, 1800년대 포경선을 통해 모기가 섬으로 유입된 이후 따뜻하고 습한 기후 속에서 빠르게 번식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하와이 토착 조류인 ‘꿀먹이새’가 말라리아로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 현재 50종 중 17종만 남아 있으며, 이마저도 고지대에 서식하며 간신히 생존하고 있다. 그런데 기후 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며 고지대까지 모기가 침투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과학자들은 이 새들을 구하기 위해 드론으로 모기를 살포하는 해결책을 내놨다.

멸종 위기종으로 알려진 꿀먹이새 / Charles Bergman-shutterstock.com
멸종 위기종으로 알려진 꿀먹이새 / Charles Bergman-shutterstock.com

모기를 살포하면 오히려 모기 개체수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 모기들은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사육한 수컷 모기로 ‘볼바키아’라는 박테리아에 감염된 개체다. 수컷 모기는 번식 능력이 없어, 야생 암컷과 짝짓기를 해도 알이 부화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이 감염된 수컷 모기들이 모기 개체수를 줄여 질병 확산을 억제하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 방법이 실제로 모기 개체 수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와이 숲에 모기를 살포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생식 기능이 저하된 모기를 방사하는 방식이 실제로 모기 개체 수 감소와 질병 억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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