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류현진·문동주 다 아니다…한화 리그 1위 만든 '진짜 1등 공신' 정체

김서현도, 류현진도, 문동주도 아니다?! 2025시즌 한화 이글스를 리그 1위로 견인하고 있는 진짜 '1등 공신'은 따로 있다.

그의 이름은 '코디 폰세'다.

미국 출신의 장신 우완 투수인 폰세는 지금 KBO리그에서 가장 뜨겁고 가장 꾸준한 투수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 이름이 거론된다. 198cm, 115kg의 당당한 체격 조건을 가진 폰세는 올 시즌 한화의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하자마자 팀 상승세 중심에 섰다.

폰세는 개막 이후 16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무패 평균자책점 2.04, 탈삼진 141개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쌓고 있다. 지난 2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5와 3분의 2이닝 2피안타 1볼넷 12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마침내 전반기 안에 두 자릿수 승수를 채웠다. 그 과정에서도 단 한 번도 패배는 없었다.

특히 탈삼진 부문에서의 위력은 독보적이다. 현재까지 14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드류 앤더슨(SSG)의 128개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다. 이 기세라면 남은 경기에서도 2021년 아리엘 미란다가 기록한 단일 시즌 탈삼진 신기록(225개)을 넘볼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폰세의 진가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과 구위에서 나온다.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1.87, 피안타율은 0.156에 불과하다. 6월 14일 LG전에서 6이닝 10탈삼진, 6월 3일 KT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 7탈삼진을 기록하며 매 경기 압도적인 구위를 증명하고 있다. 10경기 중 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특히 5월 17일 SSG전에서는 8이닝 18탈삼진이라는 괴력 투구를 선보이며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한화가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는 지금, 중심에는 단연 폰세가 있다. 한화에는 화제성이 큰 핵심 투수들이 있음에도, 실제 한화 마운드를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에이스는 폰세다. 특히 그는 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묵묵히 마운드에 오르며 팀의 연승 흐름을 지켜내고 있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폰세가 KBO 리그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는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개막 선발 10연승은 역대 7번째 기록이며, 그중에서도 무패로 10승을 찍은 투수는 매우 드물다. 역대 전반기 안에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면서 패전이 한 번도 없던 사례는 단 네 명뿐인데, 김시진(1985년·14승 무패), 선동열(1991년·11승 무패), 헥터 노에시(2017년·14승 무패) 그리고 올해 폰세가 그 주인공이다.

현행 규정상 10승 이상 투수 가운데 승률 1위에게 '승률왕' 타이틀이 주어진다. 현재 폰세의 승률은 1.000으로 독보적인데, 시즌을 끝까지 이 승률로 유지할 경우 전무후무한 기록이 된다. 1993년 오봉옥, 2002년 김현욱, 2023년 쿠에바스가 각각 무패 승률왕을 차지했으나, 이들은 모두 선발이 아닌 구원 혹은 시즌 중반 투입된 외국인 대체 선수였다. 정규시즌 풀타임 선발이 승률 1.000을 유지하며 시즌을 마친 전례는 아직 없다.

한화의 전반기 리그 선두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리그 1위는 강력한 선발진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성적이며, 그 선봉에는 폰세가 있었다. 단순히 좋은 외국인 투수가 아닌, KBO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진짜 1등 공신'이자, 2025시즌 한화 돌풍의 심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관심은 시즌 후반으로 향한다. 폰세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아리엘 미란다의 탈삼진 기록을 넘고 동시에 역대 최고 승률까지 노릴 수 있을지. 시즌이 길게 남아있는 만큼 아직 변수는 많지만, 지금까지의 성적만으로도 그는 이미 올 시즌 KBO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