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경복궁에 있었다?...일본에서 100년 만에 돌아온 '건물'
2025-06-2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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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있던 건축물 반환은 처음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됐던 한국 건축물이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24일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일본 가마쿠라의 사찰 고토쿠인과 약정을 체결해 관월당 부재를 정식으로 양도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관월당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에게 넘어간 이후 약 100년 만에 국내로 반환됐다. 해외에 있던 우리 건축물 전체가 반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월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단층 구조를 가진 조선 후기 왕실 사당 양식의 목조 건축물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건축학적으로 보면 대군급 왕실 사당 규모에 해당한다. 또, 다채로운 무늬로 화려하게 장식돼 있어 높은 위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조선 왕실이 재정난으로 건물을 담보로 잡혔고, 이후 조선식산은행을 거쳐 일본의 기업가 스기노 기세이에게 증여됐다는 설이 유력하게 알려져 있다. 이후 이 건축물은 일본 도쿄로 옮겨졌고, 1930년대에는 스기노 기세이가 가마쿠라시 고토쿠인이라는 사찰에 기증하면서 관음보살상을 봉안한 기도처로 활용돼 왔다.
이번 반환은 단순 양도가 아닌, 고토쿠인 측의 자발적인 기증으로 이뤄졌다. 사토 다카오 고토쿠인 주지는 관월당이 유래한 한국에서의 보존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고 건물 해체 및 부재 이송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자비로 부담했다고 알려졌다.
더불어 한국과 일본 두 나라 간 문화유산을 지속해 연구하자는 뜻을 밝히며 별도 기금을 마련해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오랜 기간에 걸친 협의와 한일 양국의 협력을 통해 이뤄낸 뜻깊은 성과"라며 "소장자의 진정성 있는 기증과 양국 전문가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해체돼 국내 반입된 ‘관월당’ 부재는 파주 소재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국가유산청은 “국내 전문 인력에 의한 수리 작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